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기교, 조화, 변신의 완성”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건 마법이 풀리는 순간. ‘달콤한 마법에 걸릴 다음 기회는 또 언제 올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BBC 프롬스’의 주역이자 상주 오케스트라인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야외 콘서트, 정통 실내악 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지난 14일~16일 삼일 간에 걸친 내한공연을 마쳤다. ‘영국식 클래식’의 진수를 선사한 이번 공연은 4년 만에 열린 한국무대였다.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제너럴 매니저 폴 휴즈는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브랜드가 잘 알려진 한국에 오면 큰 환영 받는 느낌”이라며 “심포니 특유의 사운드를 한국 관객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의 가장 이슈는 단연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파크 콘서트>였다. 영국 ‘BBC 프롬스’ 8주간의 축제 기간 중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BBC PROMS in the Park’를 올림픽공원으로 고스란히 옮겨온 이번 공연은 ‘야외 피크닉’ 테마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파크 콘서트의 협연자로 나선 지용은 “연주할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곡이 그리그 피아노협주곡 a단조”라는 점에서 ‘그리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2006년 7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임명돼, 그라모폰 최고의 오페라 부분을 수상한 바 있는 테코 출신 이리 벨로흘라베크가 지휘를 맡았다.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뽐내는 관록의 미는 ‘집중’의 미를 만날 수 있었던 16일(일) 열린 프리미엄 콘서트에서 빛을 발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현악으로 이루어진 ‘티페트 코렐리 주제에 의한 판타지아 콘체르탄테’ 에서는 연주자이 벌이는 뜨거운 경쟁, 그리고 조화를 만날 수 있었다. 변화무쌍한 전개, 뜨거운 에너지로 뿜어내는 연주자들의 기교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가득 채웠다. 관객들은 그에 버금가는 환호로 화답했다.

기교의 완성은 협연자로 나선 김지연의 몫이었다.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BBC 심포니와 김지연의 협연으로, 때로는 김지연 단독 무대로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르내렸다. ‘아주 느리게’를 지나가는 순간에도 팽팽한 긴장감은 계속됐다.

프리미엄 콘서트의 협연자로 나선 김지연은 “모든 바이올리니스트,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작품 특유의 서정성을 살려 연주하고 싶다”고 밝힌 공연 전 포부를 당차고, 야무지게 해냈다. 연주를 마치고 지휘자 이리 벨로흘라베크와 눈빛을 교환하던 그녀의 환희에 찬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BBC 군단은 ‘브람스 교향곡 제4번’를 통해 휘몰아친 에너지를 쏟아내며 통해 길고 간 여운을 남겼다. 실내, 실외를 가리지 않는 변화에 대한 자신감은 앵콜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10번과 스메타나 오페라 ‘팔려간 신부’ 서곡으로 180도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역시 BBC!” 임을 증명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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