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재미있었어? 그럼 이건 어때? - 영화 VS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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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포트라이트>가 좋았다면, 연극 <보도지침>
지난해 아카데미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던 <스포트라이트>는 언론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우쳐준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한 일간지의 탐사보도팀이 수십년 간 자행됐던 카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추적해 세상에 폭로하는 과정을 담았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세력에 맞서 “이런 걸 보도하지 않는 게 언론입니까?”라고 외치는 기자들의 모습이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현재 공연 중인 연극 <보도지침> 역시 언론과 관련된 실제 사건을 무대로 되살려냈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제 5공화국 시절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하달했던 ‘보도지침’을 폭로한 기자들이다. 이들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정에 끌려가 판검사와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들의 이야기는 실제 목숨을 걸고 진실을 알렸던 당시 언론인들의 뜨거운 삶을 재현한다. “우리 딸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불합리한 재판이 없는 나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와 같은 대사는 국정농단 사태를 지나 이제 막 새로 출범한 정부를 바라보는 우리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공연은 6월 11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펼쳐진다.

 
영화 <댄서>가 좋았다면, <디스 이즈 모던>
현재 상영 중인 다큐멘터리 영화 <댄서>는 천재 발레리노 세르게이 폴루닌의 행적을 쫓는다. 19살에 최연소로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로 발탁됐던 세르게이 폴루닌은 온 몸에 문신을 새기고 밤늦도록 파티를 즐기는 등의 일탈 행위로 물의를 빚다 로열발레단을 나와 러시아로 건너간다. 우크라이나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가족과 떨어져 타국에서 홀로 성년이 된 그의 깊은 고독과 우울, 천형과도 같은 재능의 무게가 화면에 생생히 담겼다.  
 
물론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주인공이 펼치는 역동적인 안무와 찰나의 우아한 도약이다. <댄서>를 보고 발레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유니버설발레단의 <디스 이즈 모던>을 추천한다. 이 공연은 3일간 ‘프티 모르’ ‘화이트 슬립’ ‘마이너스7’ 등 세 개의 무대로 펼쳐진다. 모던 발레의 거장 이어리 킬리안 등 세계적인 안무가와 무용수들이 함께 만드는 무대다. 정형화된 클래식 발레와 달리 각 작품마다 각기 다른 주제와 음악, 안무가 펼쳐지며, 신작 ‘화이트 슬립’을 제외한 두 작품은 이미 여러 차례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공연은 6월 8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영화 <밀양>이 좋았다면, 연극 <프로즌>
사별한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가 새 삶의 터전을 꾸리는 여자 신애. 새로 이사한 동네에서 한 남자가 돈을 노리고 그녀의 어린 아들을 유괴해 죽인다. 가슴을 쥐어뜯는 고통을 감당할 수 없는 신애는 종교에 귀의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인자를 용서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교도소 접견실에서 마주한 살인자의 얼굴은 뜻밖에도 평온하다. 그는 하나님이 이미 자신을 용서했다고 말한다.
 
전도연에게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밀양>은 자식을 잃은 엄마를 중심으로 고통과 용서, 죄의식이라는 화두를 치밀하게 파고들었다. 오는 6월 재연되는 연극 <프로즌>에도 자식을 잃은 엄마와 살인자가 등장한다. 딸을 잃은 엄마 낸시와 소아성애자이자 연쇄살인마인 랄프는 <밀양>의 신애처럼 감당할 수 없는 고통으로 마음이 ‘얼어버린’ 사람들이다.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낸시는 20년 만에 용서란 이름으로 랄프를 찾아가지만, 그녀의 용서는 <밀양>의 신애가 했던 용서와는 또 다른 결과를 불러온다. 나약하고 무방비한 인간에게 끝없이 찾아오는 고통, 그리고 용서와 죄의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즌>은 <밀양>과는 또 다른 결로 서늘한 충격을 던진다. 공연은 오는 6월 6일부터 7월 16일까지 예그린씨어터.
 
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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