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가 일상이 된 사회모습 담았다…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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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츠코에 대한 혐오로 인해 벌어진 비극이 비단 작품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연출가 김민정의 말이다. 누군가의 혐오로 인해 처절하게 무너져야 했던 작품 속 마츠코의 생애가 ‘혐오’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닮았다는 의미에서다. 사회 내 각종 혐오범죄가 부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을까?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프레스콜이 지난 1일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렸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사랑받기를 꿈꿨던 여인 마츠코의 기구한 삶을 아름다운 음악과 미장센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감각적이고 독특한 영상미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마츠코 역을 맡은 박혜나·아이비를 비롯해 류 역의 강정우·강동호, 쇼 역의 김찬호·정원영·정욱진 등 주요 배역들이 ‘스트로베리봉봉’, ‘굿바이’ 등 작품의 주요 넘버 9곡을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연출이었다. 마츠코의 조카 쇼는 이야기의 화자로 나서 영화에서보다 더욱 비중이 높은 캐릭터로 그려졌으며, 사건의 전개 역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어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또한 영화와는 전혀 다른 새롭게 창작된 음악, 큐브형 세트를 활용한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김민정 연출은 “작품을 처음 봤을 때부터 사회 속 인물들의 관계가 공연에 잘 부각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무대예술인만큼 영화와는 모든 점에서 다르다”고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주제 면에서는 사회 맥락 속에서 젠더에 대한 사회 담론을 더 부각하려 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다르다. 뮤지컬에서는 30년에 걸친 마츠코의 일생을 담아야 했기에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영화와는 차별화된 시공간의 해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작품의 폭력성을 직접적인 방식이 아닌 조명 등을 통한 미장센으로 구현하는 등 영화와는 또 다른 밀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츠코 역을 맡은 박혜나, 아이비는 이날 시연에서 섬세한 감정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극의 분위기를 압도해 눈길을 끌었다. 두 배우는 파란만장한 마츠코의 삶에서 의외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박혜나는 “마츠코의 인생이 비록 파란만장하긴 했지만 공감대를 느끼지 못한 건 아니었다”며 “어떤 자리에서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던 그녀처럼 나 역시도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비는 “영화 원작의 엄청난 팬이어서 꼭 참여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고 먼저 운을 띄웠다. 이어 “물론 마츠코가 엄청난 일들을 겪는 건 사실이지만, 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벌어지기도 한다”며 “이를 연기에 녹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사회 속 인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만큼 마츠코의 주변 인물들 역시 중요한 부분 중 하나. 특히 류는 마츠코의 제자이자 연인으로, 쇼는 마츠코의 조카로 등장해 그녀를 더욱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려낸다.

류 역할을 맡은 강동호와 강정우는 “류는 가족의 사랑을 느껴본 적 없는 외로운 인물”이라며 “유일하게 나를 위해 웃어준 마츠코에게 사랑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쇼 역의 정원영은 “쇼는 마츠코의 살인자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녀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는 인물”이라며 “쇼에겐 그녀의 삶을 완전히 이해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내년 1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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