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성장·힐링의 메시지 담았다,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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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년간의 개발 및 준비 과정을 거쳐 완성된 뮤지컬 신작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가 지난 1일 정식 무대에 올랐다. ‘로봇’이 등장하는 신선한 스토리와 정영주, 이율 등 탄탄한 캐스팅으로 개막 전부터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제작진이 10일 프레스콜을 열고 언론에 일부 장면을 공개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주인공 엠마 역 정영주, 유연, 정연과 로봇(스톤) 역 이율, 고상호, 이휘종을 비롯해 전 배우가 번갈아 가며 40여분간 주요 장면을 시연했다. 인생의 황혼기, 세상과 연을 끊고 어두운 나날을 보내던 엠마가 ‘로봇’과의 만남을 통해 생의 기쁨을 되찾는 과정이 아기자기한 소품과 영상으로 꾸려진 무대에서 펼쳐졌다.
 
뮤지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박해림 작가가 작/연출을 맡고 최근 ‘판’으로 주목받은 신예 작곡가 박윤솔이 음악을 만든 작품이다. 이들은 2014년 작품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독회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처음에는 ‘노인과 로봇’이라는 소재로 20분짜리 짧은 극을 만들었고, 차츰 살을 붙여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이 작품은 스스로 고립을 택해 죽은 듯 살아가던 여인 엠마가 정부에서 보낸 도우미 로봇 스톤을 통해 삶의 소중한 기억을 돌아보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로봇’이라는 소재는 그간 다른 뮤지컬에서 다뤄진 바 있지만, 노년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의 등장은 흔치 않은 일이다. 제작진과 주연 배우들은 모두 이 점에 대해 특별한 자부심과 애착을 표했다.   
 
시연에 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해림 연출은 "(개발 과정에서) 주변의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던 여자가 자신을 기억을 대면하고 집 밖으로 나오게 되는 구조’라는 작품의 중심만은 지켜내고자 했다. 작업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배우들이 지지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처음엔 달달한 로맨스코미디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본을 보다가 대성통곡했다”는 엠마 역 정영주는 “남녀 관계없이 나이를 먹어서도 이렇게 살아갈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웠는데, 바로 그런 작품에 출연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작품이 가진 남다른 의미를 짚었다.
 
유연, 정연 배우 역시 작품이 가진 위로의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다. “여배우로서는 너무나 감격스러운 작품”이라는 유연은 “공연을 하면서 스스로 치유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행복하다”고 전했고, 정연은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앞길 창창한 젊은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끌렸다. 누가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을까, 싶은 최약자의 이야기라서 더 매력적이었다”며 “’더 이상 성장할 게 없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인간에게 ‘아니, 더 성장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작품이라 출연하는 것이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엠마 역 배우들의 활약 뿐 아니라 스톤 역 배우들의 로봇 연기, 엠마의 이웃 버나드 역의 최석진, 이상운과 엠마의 딸 미아로 분한 임예슬, 박지은의 감초 연기도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이다. 고상호, 이휘종과 함께 스톤 역을 맡은 이율은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가장 신경썼다”고 전했고, 독회 공연에 출연했던 이휘종은 “그 때는 엠마와 스톤의 이야기 비중이 좀 더 컸다면, 이번에는 공연 전체가 엠마의 시점으로 진행된다”고 달라진 점을 꼽았다.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의 음악은 4인조 라이브밴드의 연주로 펼쳐진다. “70대 노인이 과연 어떤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싶어서 처음엔 막막했다”는 박윤솔 작곡가는 "우리 할머니가 마늘 까면서 민요를 흥얼거리는 모습이 생각나더라. 그래서 그냥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고, 배우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지금의 음악이 만들어졌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뮤지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는 오는 10월 2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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