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재미있었어? 그럼 이건 어때? '취향저격' 공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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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널>이 재미있었다면,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7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터널>은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힌 세일즈맨의 탈출기를 긴박감 넘치는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관람을 권한다. 시카고 렉싱턴 호텔 661호에서 스스로를 감금한 채 복수를 꿈꾸거나, 혹은 그곳을 빠져나가려 하는 인물들의 각기 다른 세 가지 에피소드를 담은 연극이다. <터널>이 그렇듯 이 연극은 좁고 단절된 공간 속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공포와 절망을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그 공간 밖에 펼쳐진 부조리한 사회상을 암시하며 2016년 한국에 대해서도 시사점을 던진다. 1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에피소드별로 코믹/서스펜스/하드보일드를 오가며 서로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초연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온 이 연극만의 강점이다. 공연은 오는 1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
 
소설 <7년의 밤>이 재미있었다면, 연극 <도둑맞은 책>
발간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한 순간의 실수로 사람을 죽이게 된 남자와 그의 아들, 7년 동안 복수를 계획한 남자를 둘러싼 이야기가 빠르게 펼쳐지는 인기작이다. 이 소설의 강렬한 서사와 빠른 속도감에 매혹된 사람이라면 연극 <도둑맞은 책>을 추천한다. 잘 나가는 시나리오 작가 서동윤이 낯선 공간에서 눈을 뜨며 시작되는 이 스릴러 연극은 서동윤과 한때 그의 제자였던 조영락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다. 대체 조영락은 서동윤을 왜 감금했는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살인과 치정, 음모와 배신이 뒤얽힌 가운데 빠른 속도로 펼쳐지고,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거듭하며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단 두명의 배우가 무대에 올라 간간이 1인 다역으로 분하며 아우라를 뿜어내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 9월 2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
 
영화 <덕혜옹주>가 재미있었다면,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55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덕혜옹주>는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라는 실존인물의 삶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사극’이다. 상상과 실제가 교차하며 ‘과연 그랬을까?’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가 재미있었다면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도 만나보자. 조선의 마지막 왕비 명성황후가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 그녀가 시해된 을미사변의 밤과 주변인물을 재조명하는 이 뮤지컬은 ‘국모’와 ‘나라를 망하게 한 악녀’로 후대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명성황후의 새로운 모습을 상상 속에서 살려냈다. <덕혜옹주>가 그랬듯, 관객들은 <잃어버린 얼굴 1895>를 통해 역사 속 기록으로만 접해온 여성이 실제 한 인간으로서 가졌던 욕망과 아픔, 고통을 생생하게 상상해볼 수 있게 된다. 공연은 10월 11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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