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장르
연극 - 퍼포먼스
일시
2017.05.18 ~ 2017.05.28
장소
CKL 스테이지
관람시간
60분
관람등급
만 10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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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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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되돌아보는 탄생의 의미, 탄생이 건네는 위로와 희망
지난 몇 년 간, 우리 사회는 너무나 안타까운 죽음들로 함께 마음 아파해 왔다. 축하할 일은 점점 줄어들고, 애도할 일이 넘쳐나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탄생’은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 우리 모두 ‘탄생’한 지 너무나 오래되었다. 탄생에 대해 너무나 무감각해졌지만 사실, 우리 몸의 세포는 일정기간이 되면 죽고, 새로운 세포가 재생하면서 주기적으로 우리 몸을 새롭게 구성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매 순간 탄생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탄생은 어루만지게 한다. 어미가 갓 태어난 아기 동물을 혀로 핥아 주는 것 같은 어루만짐 말이다.

<이불>은 잠을 이룰 수 없는, 꿈을 꿀 수 없는 각박한 현실에서 마지막 사력을 다해 만나는 상상의 세계, 그 세계를 여행한 뒤 탄생을 목격하며 삶과 현실, 꿈과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는 창작자 스스로에게도, 관객들에게도 따뜻한 어루만짐이 될 것이다. 치유와 돌봄, 서로 어루만지고 위로하는, ‘사람 사는 것 같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미약한 역할이라도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

장르적 관습으로서의 無言을 넘어서
언어를 배제한 채 배우의 몸짓으로 모든 것을 창조하다가, 극의 절정의 순간 갑자기 배우의 음성이 터져 나오는 것 같은 충격! 마치 무성영화처럼 배우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음악으로 이끌고 가던 진행을 일순간 반전시켜, 무성영화의 배우가 대사를 내뱉을 때와 같은 충격의 순간!

무언극의 無言은 단순한 생략이 아니다. 들을 수 없었던, 혹은 상상으로만 그려보던 작가의 ‘글’이 배우의 ‘몸’을 통해 흘러나와 전율처럼 내 마음 깊은 곳을 뒤흔드는 아주 경이로운 체험을 위해 선택된… 더 큰 의미를 발생시키기 위한 절약, 혹은 전략이다.

화려한 테크놀로지가 선사하는 환상적인 경험이 아니라, ‘너와 내가 모두 갖고 있는 몸’이 빚어내는 일상과 상상을 체험한 후, 관객은 극장 밖으로 나가면서 자신의 몸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가리기 급급했던 나의 몸, 겉치레들만 보느라 발견하지 못했던 타인의 몸을 다시 보고, 나와 너의 몸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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