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8.02.23 ~ 2018.03.04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관람시간
105분
관람등급
만 13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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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암전〉은 공연의 기억이 얼어붙은 물처럼 고여있는 극장과 로비가 주된 공간을 이룬다. 세계는 거대한 극장 로비와 같아서, 우리는 현실과 기억/상상의 중간 지대에서 방황한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구성하는 노숙자의 두편의 독백은 극장 안에서도, 연극에서도 언급되지 못하는, 역사에서조차 누락되고 상실된 우리 인식과 이해의 범위 바깥의 기억/상상이다.
반대급부로, 극중극인 〈잊혀진 부대〉는 극의 내연을 심화시킨다.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하는 연극으로, 어떤 한 부대가 아군에게 유실되면서 정글 한복판에 버려지게 되고, 남은 부대원들이 절망과 공포로 파멸해가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극중극을 통해, 이 극이 말하고자 하는 전쟁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이는 오늘 우리에게까지 적용된다. 전쟁터 한복판에서 방치된 군인처럼 오늘날 이 경쟁 과열, 양극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삶은 명분도 가치도 없이 생존을 향해 치닫는다. 이 전쟁의 전사자들이 바로 오늘날의 자살자들이다.
등장인물들은, 노숙자를 제외하면 모두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거나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다. 철학자 바우만은 “현대사회의 불안과 불확실성이 가지는 파장”의 결과로 “악이 도처에 잠복한다.”고 밝힌다. “악인은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고, 별도의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따라서, “그 가해자도 피해자도 바로 당신, 나”라고 말한다.
버려진 사람들, 역사 속에서도 이름 없이 지워진 사람들, 자취없이 흘러 다닌 사람들과 그들의 보잘 것 없는 행보는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 혹은 이야기의 시작 전과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존재하는 극장의 어둠, 곧 ‘암전’처럼 이 극이 응시하고자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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