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큐정전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9.12.01 ~ 2019.12.01
장소
갤러리아 센터시티
관람시간
90분
관람등급
만 12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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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괴이쩍어 괴란한 시대, 참혹한 순간도 찬란하게 남긴다. 아큐……, 막연히 읊어보는 이름. 활자 속에 박혀있는 그를 끄집어낼 수도 없거니와, 단순히 형상을 짚어보는 것마저도 난해한 작업이 되곤 했습니다. 원작 소설이 워낙 강력하고 상징적이기에 견주어볼 패기는커녕 더럭 겁부터 났기 때문입니다. 담력이나 기세로 치자면 아큐라는 사내에게 속절없이 밀리고 말 것입니다. 알아갈수록 그는 비범한 인물이었습니다. 물론 졸렬하고 천박하기도 했습니다. 목소리를 떠올리면 귓가가 따갑고, 그림자를 그려보면 선은 구불구불하고 형편없었습니다. 그래서 대뜸 이름부터 다시 불러봅니다, 아Q! 「아(阿)」는 친근감을 주기 위해 사람의 성이나 이름 앞에 붙는 접두어이고, 「Q」는 청나라 말 중국인들의 변발한 머리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며 동시에 'QUESTION'에서 따온 '알 수 없음'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토록 본적과 거처뿐만 아니라 정체성마저도 분명치 않은 모호한 인물, 그리고 현대 한국사회와 아주 동떨어진 듯한 중국 신해혁명 당시의 작품 배경……. 이 두 가지를 맞닥뜨렸을 때 온통 곤혹스러웠습니다. 루쉰은 오늘 이 자리에 선 우리들에게 과연 어떤 질문을 던질까, 어떻게 연극으로써 고찰하고 교감할 수 있을까…. 결정적으로 이 미천한 사내의 일대기가 재미있기나 할까! 매번 걸림돌을 부딪쳤고, 같은 의문을 품은 채로 이 자리에 섭니다. 아큐가 건네는 사회구조 저변의 모순을 떠올리며 말입니다. 개인적 신념과 시대적 운명이 수레바퀴처럼 맞물렸을 때 각자 삶의 태도가 결정될 것입니다. 어쩌면 세상을 부유하는 수많은 담론들을 응집시키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결과는 우리에게 감흥과 울림으로 다가가기라 생각합니다. 그 어느 대수롭지 않은 날, 푹 내려앉은 공기와 조근하면서 날선 소리들, 매캐한 냄새 뒤로 남루한 옷깃을 여미며 지나가는 이가 또 다른 아큐일 수 있습니다. 이따금 저마다의 모습을 한 아큐들을 목격할 수 있다면 그 자들이 염원하는 공기를 함께 마시기도 하고, 혹자는 비슷한 냄새를 풍기고 다녔다는 것을 기억하는 공연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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