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 사는 분이,덕이,열수 - 2010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0.05.13 ~ 2010.05.16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관람시간
130분
관람등급
만 11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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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기획의도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를 통해 물질만능의 시대 속에 결국 사람이 희망이고, 그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속에 진정한 이해와 화해가 있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회복이 이루어짐을 알아 가는 것입니다.

작, 연출의 글

연극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는 사람이 사람과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 연극은 우리 옛 민담에 앉은뱅이, 귀머거리, 맹인이 함께 길을 떠나는 이야기와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공경을 담은 살보시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경주시 감포 앞 바다엔 신라30대 문무왕이 수장되어 있는 돌섬 ‘대왕암’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만파식적의 신비한 이야기가 탄생된 곳이기도 합니다. 모두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유언과 그에 맞게 생기게 된 유적과 신물입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문무왕 능에 치성을 드려 복을 받는 효험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 극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복의 효험을 얻기 전에 하나같이 능위에 붉게 타오르는 불을 보는 체험을 합니다. 유서 깊고 신비한 설화를 간직한 감포 이곳에 가장 근대적인 핵시설인 “방사능 폐기장”이 유치됩니다. 연극은 방사능폐기장 유치로 자신들에게 생길 이익을 기대하며 나름 자신들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려는 감포 일대 많은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들은 하나 같이 영험한 대왕암에 자신들의 이익을 빕니다. 그리고 모두 대왕암의 신비로운 불을 받기를 원합니다. 복 받기를 원합니다. 이들은 그 복을 받기 위해 신화 앞에 엎드리고 모두 신화적 체험을 바랍니다.

이곳에 만파식적 가락을 타고 흐르는 설화만큼이나 신비스런 분이, 덕이, 열수란 세 인물이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이들 속을 들여다보면 도무지 가족으로 엮일 수 없는 서로 죽고 죽이는 원한의 관계와 생면부지 타인의 관계가 있습니다. 장애는 그런 아픈 관계 속에서 입은 허울입니다. 이들은 시장 통에 좌판을 펴 살아가는데 그들은 오가는 행인에게 ‘복 받아 가이소’를 외치는 특별한 호객을 합니다.

여기에 자신의 가문을 지키려는 설씨가 등장합니다. 유일한 혈육인 아들‘연호’를 기다리며 결코 마주 할 수 없는 전화기를 통해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설씨는 가문과 혈육에 집착합니다.

부인의 병이 낫기를 바라는 단씨, 야채를 더 많이 팔고자 하는 미천,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한사장, 법을 공부하다가 미쳐서 세상과 융화하지 못하고 세상에 침을 뱉는 판사, 인간의 이기에 철저히 유린당한 할머니,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제 아들에게 피자를 약속하는 건달, 그리고 보여지지는 않지만 줄곧 등장하는 시장통의 행인, 동사무소의 군중 등 자신의 이기에 함몰된 무수한 군상들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복 받는 그 신화적인 불을 기다립니다.

(작가 연출은) 이런 군상이 현 우리의 단면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이 군상을 관객 속에서 찾아볼까 합니다. 혹 이 연극에서 서사성을 발견하시게 된다면 바로 이 지점일 것입니다. 무대와 객석의 벽을 허물려는 곳곳의 시도 속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등장하는 행인들과 군중을 객석의 관객과 병치시키려는 시도를 합니다. 마치 군중과 행인들이 관객인양, 관객이 군중과 행인들인양. 그리하여 배우들이 말하는 ‘복 받아 가이소.’ 라는 대상이 바로 극장 공간의 관객 여러분이 되길 바라고 이 연극의
군상 속에서 관객 여러분의 자화상을 발견한다면... 이라는 거창한 생각까지 해 봅니다.

오늘, 분이, 덕이, 열수는 악연의 고리를 끊고 용서와 화해로 온전히 하나가 됩니다. 혈육을 넘어 진정한 가족이 됩니다.

결국 대왕암에 불이 내립니다. 허나 그 불은 설씨의 (가문과 혈통에 대한)집착과 욕심, 나아가 인간(군상)의 이기심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며 깊은 상처입니다.
같은 시간 또 다른 불이 내립니다. 용서와 화해로 하나가 된, 진정으로 북을 빌어준 분이, 덕이, 열수를 묶은 불,
그리고 그 불은 이제 현재의 신화가 됩니다.
사람이 바로 삶의 희망이며 복 받아 살아 마땅한 귀한 존재가 사람, 바로 여러분입니다.
그런 여러분이 내일의 태양입니다.

밥을 해먹는 어려운 제작 여건에도 불구하고 웃음으로 위로하고 채워준 극단이루 식구들 사랑하고 공경합니다. 공연을 위해 자신의 일처럼 돕고 기도해 준 많은 분들이 저의 불입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연극은 배우다”를 깨닫습니다.

복. 받. 아. 가. 이. 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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