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고대 비극 안티고네는 국가의 법과 인간의 양심이 충돌할 때,
무엇이 옳음인지 묻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이 질문은 시대를 넘어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안티고네: 비-클래스〉는 이 질문을 오늘날의 사회 속으로 옮겨온 현대적 비극이다.
‘비-클래스(悲–Class)’는 고전(Classic)의 품격과 계급(Class)의 위계를 넘어, 인간의 내면적 양심과 저항의 목소리를 담는다. 형식보다 감정, 규범보다 인간성에 주목하며 고전의 구조 속에 현대의 슬픔과 인간의 존엄을 되살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다중 모니터와 시각적 장치들을 통해 현대 사회의 통제된 정보, 단절된 공감, 감시와 군중의 시선을 드러낸다. 파편화된 얼굴과 이미지들은 우리 시대의 ‘안티고네’들이 살아가는 분절된 현실과 슬픔의 초상이다.〈안티고네: 비-클래스〉는 관객에게 ‘누가 옳은가’를 묻지 않는다. 대신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를 되묻는다. 이 작품은 양심의 언어로 말하려는 한 개인의 조용한 저항이며, 동시에 슬픔을 품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