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봄페스티벌 - 해방공간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2.04.19 ~ 2012.06.24
장소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관람시간
90분
관람등급
만 11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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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혜화동1번지 5기동인 2012 봄페스티벌 <해방공간> 제작 의도

본 페스티벌 해방공간은 1945년 8월부터 1950년 6월 사이의 희곡을 공연한다.
'혜화동1번지 5기동인 페스티벌'의 키워드는 [초연, 창작실험, 시대정신]이다.
혜화동1번지 5기동인은 매년 봄.가을 페스티벌을 통해, 초연작으로 기획된 창작실험의 무대를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연극매니아의 꾸준한 관심 및 연극관객층 저변확대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매년 여름과 겨울에는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실험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혜화동1번지 5기동인은 새로운 격동기를 맞이한 2012년 봄페스티벌 '해방공간'을 개최한다.
본 페스티벌은 대한민국의 핵심 사안인 분단, 근대화의 대립항으로서만 존재했던 친일잔재, 전범에 대한 사법판단, 인권과 보편적 가치의 구현, 세계평화 등에 대한 억압과 기피의 대상이었던 해방공간(1945.8-1950.6)의 희곡을 통해 일제강점기 체험의 재현과 성찰, 혼란상과 분단에 대한 당시의 역사인식을 반추해 봄으로써, 일제강점기의 연장선에서 시작하는 '분단'과 '근대화'를 재인식하고 그 바탕 위에서 현재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해방공간, 그 역사적 의미

속박과 예속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가능해 보였지만,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았던 시기이다.

1945년~1948년의 해방정국은 정치와 이데올로기의 투쟁의 장이었다. 정치에 대해 말을 꺼내는 것조차 금기시됐던 일제하의 분위기에서 억압됐던 욕구가 일시에 분출되면서, 정치체제와 토지개혁, 미군정과 모스크바 삼상회담, 좌우합작과 통일전선,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정치적 담론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던 것이다. 토지개혁과 주요사업의 국유화 등과 아울러 물가고와 인플레 등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경제적 요구, 전통주의의 지속과 근대주의의 유행이 뒤엉켜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문화적 요구가 강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대한 압도적 관심과 첨예한 이데올로기 투쟁은 이 시기 기술과 예술의 근대성에 대한 모색이 들어설 수 있는 여지를 앗아가 버렸다.


근대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기형적인 식민지시기 헤게모니전략의 추상적 근대성을 부정한다.
근대성의 특징은 양면적이고 모순적이다. 자본주의 근대화라는 격랑 속에서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삶의 형식이 파괴된 결과로 나타난 개인의 해방과 방향감각상실, 환희와 고뇌를 동시에 겪은 경험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우리는 식민지침략과 근대로의 이행과정이 일치함으로써 본질적 상이함을 갖는 내재적 전통과 이식된 근대가 기형적 형태로 결합하게 된다.
식민시기 문화운동의 대세를 이루었던 근대에 대한 일방적인 추구는 개인의 인격과 자아라는 사적인 영역에서 전통을 부정하고, 추상적 근대성의 개념으로 그것을 대체하고자 했다. 일제의 지배헤게모니에 편승해 그 일부를 공유함으로써 근대를 수립한다는 지배계급의 예속적 발전 전략은 실질적으로는 민족독립을 포기하고 민족적 정당성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근대화가 식민지시기 헤게모니전략의 일환으로 토착자본과 일부 민족주의자의 주도로 추구된 한계이자 비극이었다. 이로 인해 광범위한 친일 인맥이 해방 직후의 정치변혁과 '민족정기의 심판'에서 '살아남았다. 


해방공간 연극의 시대성

해방공간의 연극은 식민시기에 유보되었던 과제를 한꺼번에 떠안는다.
봉건잔재 청산, 친일파 단죄, 국가건설 등의 사회적 현실과 단절된 전통의 회복, 한국적 근대극 확립, 친일연극의 잔재 청산 등의 연극 내적인 문제가 중첩되면서 해방공간의 연극은 이념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치열한 전장으로 변한다. 이념에 따른 연극인들의 이합집산이 계속되었고 연극적으로는 서구근대극과 전통의 대립, 통속극과 대중극의 질적 문제 등 혼란의 연속이었다.

해방공간의 대다수의 희곡은 좌익 극작가들에 의해서 발표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해방공간의 희곡 및 연극은 오랜 시간동안 보수적 학자들에 의해 제한적 소개, 과소평가, 폄하, 왜곡되어 왔다. 80년대 이후 일련의 젊은 학자들에 의해 당시 희곡들이 추가적으로 발견 및 발표되고, 해방공간의 연극에 대한 연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반쪽짜리 연극사의 복원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해방공간은 식민시대 연장선상에 있으며, 동시에 오늘의 현실과 직접적 맥락을 가진다.
식민시기에 진행된 억압되고 왜곡된 근대화가 해방에 의해 원궤도를 회복하기는커녕 한계와 좌절을 가져다주었고, 남북은 미국과 소련의 개입과 주도에 의해 자생적인 대립과 투쟁을 인위적으로 억제 당했다. 이는 오늘날까지 친일 청산, 전범 처리, 민주주의 확립, 인권과 보편적 가치의 구현, 세계평화 등의 가치보다 반공이데올로기가 우선시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해방공간 희곡의 공연이 부진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해방공간이 현 실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식민시대의 연장선에서 분단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성장과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억압되고 동시에 기피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역사의 해석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의 창작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여기에 해방공간의 다수의 작품들은 좌익에 의한 현실비판과 사회주의 혁명의 제창이라는 보수학자들의 인식도 일조한다. 따라서 해방공간의 희곡을 공연한다는 것은 식민지 체험의 재현과 성찰, 혼란상과 분단의 인식 등을 꼼꼼히 들여다봄과 동시에 현대의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다.
해방공간의 근대화를 기억하는 것은 21세기의 근대화를 창조 혹은 재창조 할 수 있는 비전과 용기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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