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05.09.29 ~ 2005.10.14
장소
남산예술센터
관람시간
0분
관람등급
만 11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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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 잘들어라
아버지가 입을 여셨다.
그때 우린 저녁을 먹고 있었고 <밥상 앞에선 입다물자>란 가훈이 무색하게 아버진 입을 여셨다. 물론 밥을 입에 넣을 때도 입은 열지만 이번엔 달랐다.
- 나… 회사 그만뒀다.
- 아빠 / 아버지 / 여보 / 아범아
밥상에 앉아 있던 우리 모두는 짧게 순간의 감정을 담아 아버지를 불렀다. 아버진 짧게 말하고 식사를 계속하셨지만 우린 그럴 수 없었다.
- 그런 얼굴들 하지 마라. 나 안 죽는다. 나 다시 성공한다. 밥 먹자 찌개 맛있네.
아버진 우릴 진정시키기 위해 말씀하셨겠지만 우린 그 말이 모두 거짓이란 걸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가장 중 어느 누구가 힘들지 않을쏘냐. 그 어느 가장이 자신의 가족들을 바라보며 불안 속에 삶을 보내지 않을쏘냐. 아버진 평범한 가장이셨고 어찌 보면 아주 평범한 위기에 봉착하신 것이다. (씨네21 458호 장진의 <이창> 중)
<세일즈맨의 죽음>이 가진 가장 놀라운 힘은 내가, 우리가 겪는 아픔이 시공을 뛰어넘어 만나진다는 점이다.
존재감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바람벽이 되는 아버지가 에너지를 잃었을 때, 그 상실감과 위기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세대를 초월한 아픔과 소외가 녹아 있는 <세일즈맨의 죽음>을 아서 밀러의 원작에 충실함과 동시에, 쉽게 읽히고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장진의 <세일즈맨의 죽음>을 만나게 될 것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힘겹지만 위대한 이야기를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세일즈맨의 죽음>의 어제와 오늘

<세일즈맨의 죽음>은 제목 그대로 평범한 세일즈맨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윌리는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책임감 속에 육체적,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다. 한평생 온 몸을 바쳐 헌신해 온 회사로부터 돌아온 것은 차가운 해고 통지 뿐이다. 가족에게 마지막 책임을 다하기 위해 윌리는 달리는 차에 몸을 던지고 그 대가로 보험금을 남긴다.
주인공 윌리는 1940년대 말 미국 사회의 자화상이다.
화려한 자본주의의 발전 속에 경제 위기의 시련-대공황을 겪은 일반 소시민들의 삶은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마저 포기해야 하는 황폐한 삶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5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과, 미국과 한국 사회라는 공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지금도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
IMF 외환위기, 장기화된 경기침체, 유례 없는 청년실업, 500만이 넘는 신용 불량자 등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역시 윌리와 같은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매일 아침 신문을 통해 생계형 범죄와 자살율 급증, 사회의 토대인 가정 마저 무너지는 상황을 확인하는 한국 사회에서, 아직도 <세일즈맨의 죽음>이 던지는 메시지는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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