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cm
- 장르
- 연극 - 연극
- 일시
- 2013.10.03 ~ 2013.11.03
- 장소
-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
- 관람시간
- 90분
- 관람등급
- 만 12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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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우리는 이따금 낯선 타인의 일상을 사건이라 부르곤 한다.”
1. 오래전 대학 학창시절, 내 젊음의 기억 속에 각인된 낯선 사건이 하나가 있었다. 내가 다니던 대학이 위치한 명륜동은 십 수 년째 ‘범죄 없는 마을’로 신문에까지 기사화되어 소개된 적이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그 기사가 난지 얼마 안 되어 거짓말처럼 그 기록은 깨지고 말았다. '장 주네'라는 이름을 가진 어느 조그만 카페의 젊은 여주인이 살해된 것이다. 아, 장 주네라니... 왜 하필 도둑놈의 이름을!
2. 사실 난 과거 그 사건의 전모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 당시 젊은 대학생의 일상에서 카페라는 곳은 그야말로 객기와 치기의 필연적인 공간배경 쯤 되는 것이었으므로 내가 그 불운한 여주인을 본적이 있었는지, 아니면 그 조그마한 카페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있었는지 조차 기억할 수가 없다. 내게 있어서 카페는 어디까지나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였으니까... 그러나 누군지 모를 그 '젊은 여주인'의 죽음과 그것이 야기하는 상상력의 잔존물은 무수한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도 나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 그때 이후로 내내... 이 작품의 기원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참고로 작품 제목 “3cm”는 내가 자주 다녔던 또 다른 작은 카페의 이름이었음을 밝혀둔다.
3. 화가와 바이올리니스트의 모티브는 또 다른 실제 상황에 근거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 가깝게 지내는 선배 교수의 젊은 날 에피소드를 정식으로(?) 차용했음을 고백한다. 단지 조각 전공의 남자 대학원생과 피아노를 전공하는 여대생의 실제 이야기를 빌어 설정을 바꾸었을 뿐이다. 선배 교수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들의 연애가 뜻하지 않은 어긋남과 이별로 귀결되었다는 게 나한텐 큰 매력으로 다가왔었다.
4. 서사의 차원에서 작품 제목 “3cm”는 어긋남과 그로 인한 필연적인 그리움의 거리를 상징한다. 어쩌면 산다는 건 그 자체가 그 어디로부턴가 지속적으로 되풀이되는 어긋남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언젠가 내가 확연히 기억하고 있는 나 자신으로부터의 어긋남, 내가 필연이라 믿고 있는 삶의 동기와 과정의 어긋남, 나와 타인과의 어긋남, 생각과 행동의 어긋남... 동시에 그 어긋남이 야기한 거리는 그리움의 고통이 내재하는 힘겨운 노력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