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 미러 트랜스포메이션
- 장르
- 연극 - 연극
- 일시
- 2014.02.22 ~ 2014.02.23
- 장소
- 익스트림에스 홍대점
- 관람시간
- 135분
- 관람등급
- 만 14세이상
전문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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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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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작품설명
Circle Mirror Transformation(이하 CMT)은 뉴욕과 런던의 연극계가 주목하는 신예작가 애니 베이커(Annie Baker)의 최신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9년에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후, 뉴욕타임즈를 비롯하여 평단에 의해 크게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그 해 미국의 최고 신작품상(Obie Awards for Best New American Play)을 수상했다. 이후 2013년 로열 코트 시어터(Royal Court Theatre)에 의해 재상연되어 마찬가지로 큰 갈채를 받았다.
이 작품은 5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마을 주민 체육관에 모여 6주에 걸쳐 각종 소소한 방식의 드라마 액팅 기초 훈련을 하는 모습을 극화한다. 원(Circle) 모양으로 둘러 앉아 자기 자신을 그리고 서로를 서로에게 비추는(Mirror) 이들의 6주간의 훈련은 사소한 순간의 경험들이 실은 얼마나 종종 삶의 결정적인 의미를 연쇄하고 변모(Transformation)시켜가는 지를 그린다.
이 극의 가장 큰 특징은 극적이거나 예술적인 흥분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극은 언변이 화려하지 못한 평균 혹은 그 이하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임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관객을 휘어잡을 웅변적인 대사는커녕 도리어 겸연쩍은 침묵의 순간과 불명료한 문장이 극의 전반을 지배한다. 특별히 작품의 서문에서 작가는 이 침묵의 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침묵의 순간들은 때때로 무척 서정적이며 동시에 명상적인데, 이 짧은 순간들은 곧 파악하기 어려운 삶의 진실을 일별하게 하는 영원의 순간이 된다.
우리 극단이 이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쨰는 이 작품의 신선함 때문이다. 서구 드라마의 최신 동향에 대한 막연한 갈증을 느끼고 지난 여름, 우리 극단의 한 친구가 런던에서 이 작품을 직접 관람한 것이 공연 기획의 씨앗이 되었다. 그러나 애니베이커의 본 작품은 현재 아직 국내에 출판물로 응결된 번역본이 없다. 그리하여 국문학과 영문학을 학부와 대학원에서 전공하는 우리 극단의 전 구성원들이 모든 문장들을 함께 검토하며 번역을 완성하였다.
둘째로 우리가 이 작품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작품이 극화하는 내용과 우리 극단이 실험하는 창작방식과의 흥미로운 접점 때문이다. 우리 극단은 권위 있는 한 사람이 창작 과정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방식, 즉 연출 중심의 창작 방식 대신 모든 참여자가 극에 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기하는 집단 창작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같은 창작 방식은 특히 CMT의 특수한 성격에 잘 맞는데, 이 극은 소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간, 행위, 목표의 일치에 기반을 둔 직선적인 플롯의 원칙을 빗겨나, 영미의 평론가들이 종종 일컫듯, 체호프 극과 비견될만한 다수의 인물이 그리는 풍경화에 가까운 구조를 지닌다. 그리하여 창작 방식 또한 한 명의 독보적인 카리스마적인 감독 대신 배우들이 배우이자 동시에 창조자로서 공동 협업하는 방식이 이 극에 보다 더 적합한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CMT는 아직 국내에 소개된 바 없는 영미 연극의 최신 동향을 일별하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며, 연출 조연출 주요 스태프가 모두 사실상 동등한 예술적 참여자로서 극에 대한 같은 무게의 애정과 책임의식을 가지는 우리 극단의 집단 창작 방식은 CMT특유의 구조를 가장 잘 극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