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디미어스
- 장르
- 연극 - 연극
- 일시
- 2014.09.12 ~ 2014.09.28
- 장소
- 나온 씨어터
- 관람시간
- 100분
- 관람등급
- 만 7세이상
전문가평
평점 0.0예매자평
평점 10전문가평
평점 0.0예매자평
평점 10출연진
작품설명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할 때 수강했던 '미국 동시대 희곡'이라는 수업에서 토론 주제였던 희곡 중의 하나가 바로 데이빗 린시-아베어의 "퍼디 미어스"였다. 미국 동시대 드라마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의 희곡들을 소개하면서 왜 드라마터그 교수는 이 희곡을 선정했을까? 그 이유는 희곡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점차 드러났다.
이 희곡은 언뜻 보면 미국의 전형적인 드라마 구조와 코미디 그리고 대중문화적인 유형성을 도입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앤디 워홀이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가지고 새로운 형식을 제시하는 미술을 만들어내었듯이 이 작품 역시 연극적 전통이 만들어온 전형성과 클리쉐를 가지고 다시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보게 하는 새로운 공연을 제시하였고, 이에 미국 연극의 젊은 관객들은 적극적인 지지와 열광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아주 복잡해 보이는 이야기가 탄탄한 구성 안에서 효과적으로 맞물려있으면서도 그 희극성과 부조리한 기괴함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웰메이드 드라마의 구성을 유지하고 화해의 결말까지 무리없이 진행되지만 그 안에서 비사실적일 정도로 다양한 결함을 지닌 인물들의 정서와 과거가 고유의 개성으로 충돌하면서 이야기의 진행에 탄력을 더해 줄 뿐 아니라 결말에서 제시하는 그 순간의 화해를 넘어서는 열린 결말까지도 생각하게 해 주는 힘이 있다.
작가 데이빗 린시 어베어는 연극과 영화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미국의 대표적인 젊은 작가이다. 그의 희곡은 강한 예술성과 실험성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그만의 독특한 글쓰기 안에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수성을 지닌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에 속한다. 그는 미국의 가장 가난한 계층에서 자라다가 우연히 장학금을 받아 미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이름 있는 가문의 자제들이 입학하는 사립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양극적인 두 세계에 대한 강한 차이를 느꼈고, 이러한 경험을 희곡에 담아내고 있다. 따라서 그의 희곡 안에는 엘리트적인 연극 문화와 대중적인 공연, 영상 문화의 요소들이 함께 담겨있다. 그는 앤디 워홀이나 로버트 라우센버그 같은 팝아트 예술가들처럼 대중적인 문화나 취향들이 엘리트적인 연극 문화와 만나 새로운 재미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으로 창조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퍼디미어스>는 데이빗 린시 어베어의 첫 성공작으로 그의 초기작답게 그가 영향을 받은 선배 작가들 그리고 대중문화들의 요소들이 성공적으로 만나 기묘한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너무 진부한 상업적인 코미디로 빠지지도 않았고, 순수하고 어려운 연극적인 전통만을 강조하지도 않았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새로운 형식을 느낄 수 있었고, 이에 당대 미국의 연극계, 그리고 관객은 우호적이고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비록 번역극이지만 이 희곡을 통해 관객들이 기존의 형식, 취향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감수성에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극을 만들어내는 작가나 연출가, 배우들도 우리가 가진 연극적인 전통과 대중문화적인 요소들을 융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극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