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녀

장르
연극 - 연극
일시
2014.10.24 ~ 2014.11.30
장소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
관람시간
85분
관람등급
만 12세이상

예매자평

평점 10

예매자평

평점 10
공유하기

작품설명

2014년 반도체소녀의 변화요소

2010년 초연된 <반도체 소녀>와 달리 이번 공연을 통해 보여 지는 인물들의 모습은 사뭇 달라져 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는 반도체 소녀에서 찾을 수 있다. 더 이상 그녀는 무대 위를 속절없이 떠도는 가련한 영혼이 아니다. 그녀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 하게 다시 살아나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을 전하는 메신저이며, 자신의 비극적인 죽음이 삼성이란 부도덕한 한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닌, 노동자 전체에게 갖는 의미를 새롭게 전하는 강인한 노동자의 모습이다.
그래서 자본주의의 서글픈 현실에서 흔들리는, 죽음을 함께 해준 호스피스 정민과 그의 식구들과 세상의 모두에게, 희망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죽음이 너무나 가슴 아픈 현실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불어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일하다 과로 사 하는 동용의 상황 역시 달라져 있다. 그는 삼성 서비스 센터에서 일하지만, 노조에 가입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동료 노동자의 모습을 맥없이 바라봐야만 하는 자신의 삶을, 바닥부터 고민하다 흔들리며 방황하는, 어쩌면 그것이 오늘의 다수 노동자의 모습일지도 모를, 그 현실을 대변한다.
교수는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저항하는 살아있는 지식인의 모습이라는 점에 있어 변함없지만 좀 더 일반적인 모습을 갖게 될 것이고 정민, 세운, 혜영의 인물 역시 더욱 우리의 모습을 충실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굳이 이렇게 변화시킨 인물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초연에서 주로 표현하려고 했던 21세기 자본주의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의 슬픈 자화상 뒤에, 분명하게 숨어있는 또 다른 우리의 자화상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오늘날 새로운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폭력적으로 억압하는 근본적인 모순인 자본주의로 인해, 인간의 삶과 세계에 드리운 칠흑 같은 어둠을 걷어낼 한 줄기 빛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최근, 우리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한 말을 꼽으라면, “그대로 가만히 거기 있으시오!”라는 말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 말은 아직도 우리의 현실 이곳 저곳에서 우리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어쩌면 자신도 모른 체 자기의 현실 앞에서 자신의 입으로 누군가에게 내뱉고 있는 말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분명히 말해야 한다. 우리를 억압하고 착취하며 죽이는 현실과 그런 현실이 지속되길 바라며 거짓말을 해대는 이들의 면상에 대고, “닥쳐!” “제발, 닥치라고!”
그리고 나서야 한다. 오늘의 우리 자신과 미래의 아이들을 위하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