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세익스피어의 마지막 비극 ‘맥베드’
<맥베드>는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 오셀로, 맥베드, 리어왕> 중의 하나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맥베드>는 권력욕에 사로잡혀 왕위를 찬탈한 맥베드가 마주치는 불안과 공포, 인간의 나약함을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의 내적 갈등과 고독이 잘 표현되어있다. 또한 <맥베드>는 4대 비극 중 가장 대사의 시적 완성도가 탁월한 작품으로 이야기 전개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적인 재해석, 시각적 은유를 통한 축제적인 Show
<맥베드, The Show>는 세익스피어와 비극 ‘맥베드’를 이미지 서사극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객석과 무대, 그 경계의 활용을 통하여 연극 공간의 시각적 은유를 극대화하고, 드라마 안에서 벌어지는 일상과 환상, 삶과 죽음을 객석과 무대 등장과 퇴장의 공간으로 환치시킨다.
서사와 시청각적 이미지를 결합하는 축제적인 Show의 공간에서 끊임없이 순환되는 욕망의 구조를 새로운 울림과 에너지로 전달하고, 감각적 매체와 감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욕망의 비극이라는 주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전달하게 될 것이다.
욕망을 형상화한 비언어적 이미지
작품의 주 에너지인 살인과 피의 이미지를 이름과 옷의 모티브를 활용하여 형상화한다. ‘옷’은 무대에서 몸과 분리되어 다양하게 위치되고 이동함으로써 말과 몸이 분리되고 균열되면서 파멸되는 욕망을 표현한다. 청각적인 증폭과 변주를 통하여 욕망을 자극하는 예언과 메시지의 이미지를 형상화함으로써 고전 ‘맥베드’의 주술과 환상의 비일상적 이미지들의 현대적 해석과 전달을 성취한다.
2005년 동아연극상 연기자상에 빛나는 배우 이대연의 ‘맥베드’
연극<아트>로 2005년 동아연극상 연기자상을 수상하고 요즘 연극을 비롯하여 영화, TV까지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 연기자 이대연이 맥베드를 연기한다. 왕의 암살, 피의 기억에 몸부림치며 파멸하는 인간의 내면을 그만의 매력으로 보여줄 이대연. <맥베드, The Show>를 통해 2006년 우리 시대의 맥베드가 새롭게 창조되는 순간이다.

줄거리

OPENING - 소리의 숲
객석과 무대의 경계는 일상과 환상의 경계이며 삶과 죽음의 경계이다.
모든 배우들이 객석으로 등장하여 전사의 옷을 입고 분장을 한 후, 무대로 진입한다. 죽은 이들은 옷을 벗거나 벗겨진 채 객석으로 돌아온다. 모든 살인은 ‘옷’의 은유로 표현된다. 전사들이 전쟁의 춤을 추고 소리의 숲에서 맥베드는 내면에 잠재된 욕망의 소리를 듣는다.
이 첫 번째 축제의 주인공인 덩컨 왕이 마이크로 맥베드의 승리를 찬양하고 있는 가운데, 멕베드와 레이디 멕베드는 전화를 통한 또 다른 소리의 증폭으로 그들의 욕망을 교감한다.
살인파티(내면의 소리)
덩컨의 축제가 끝나고 술이 뿌려지면 모두 죽음 같은 잠으로 빠져든다. 맥베드와 레이디 맥베드만이 옷을 입고 무대에 남아 주인이 빈 마이크를 바라본다.
레이디 멕베드의 주문은 맥베드의 손과 발이 되어 왕의 옷을 찌르고 왕의 잠을 죽인다. 무대감독은 청소기로 무대를 치우고 장례의 천을 바닥에 드리운다. 장례의 구음과 함께 왕의 옷이 시신이 된 상여가 객석으로 떠나고 바닥 천에는 살해의 증거가 수많은 피 발자국으로 찍힌다.
ONE MAN SHOW(분열의 소리)
레이디 맥베드는 피의 천으로 감겨 몸이 커지고 맥베드는 태아처럼 바닥에 누워있다. 레이디 맥베드의 몸에서 수많은 손들이 나와 증거의 눈들을 죽이고 옷을 벗긴다. 벗긴 자들은 모두 유령처럼 무대를 떠나 객석으로 이동한다. 맥베드는 새로 이 왕의 옷을 입는 왕위대관식을 진행한다.
그러나 죽은 자들은 객석에서 소리로 남아 환청과 증폭으로 맥베드의 정신을 분열시킨다. 그는 자신의 피가 낳은 피에 젖어 살인기계가 되어간다.
무대감독이 축제의 아코디언을 가져다 주고 모두가 떠난 무대의 마이크 앞에서 맥베드의 ONE MAN SHOW가 벌어진다.
최후의 만찬(떠도는 소리)
레이디 맥베드는 스스로 옷을 벗어 트렁크에 담고 무대를 떠나 객석으로 이동한다. 객석은 다시 소리의 숲이 되고 무대에선 맥베드의 말의 성찬이 벌어진다.
말은 모두 소리로 전락하고 그 소리는 숲이 되어 무대와 객석의 경계에 선 맥베드에게 다가온다.
소리들이 멕베드를 안고 때린다.
마이크는 다시 주인을 잃는다.
CLOSING - 사라지는 소리
무대감독은 객석으로 올라오는 맥베드를 향해 퇴장하면 다시 나오지 못하는 배우들의 광란을 조롱하는 마지막 독백을 던진다.
빈 마이크의 긴 파장음이 울림을 천천히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