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문제적 작가 하일지의 역작 ‘진술’ 다시 무대에 오르다
2000년 10월 27일 첫 발간된 하일지 소설 『진술』
2001년 박광정 연출, 강신일 출연의 모노드라마로 무대에 올려져 ‘빨간 피터의 고백’ 이후 남성 모노드라마의 새로운 정점을 찍었다.
이제 그들이 다시 모여 만들어낸 2006년 ‘강신일의 진술’은 그 정점을 다시 찍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작품을 쓰면서 내가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고뇌에 찬 인간의 독백을 한줄 한줄 떠올려 옮기는 일이었다. 이 일은 얼마나 고통스런 것이었던지 피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쓰는 일은 나에게 있어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의 그 혼란스런 모놀로그는 곧 내 내면의 언어들이고, 나는 그것을 진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절대성 앞에 봉착해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진술(2000, 문학과 지성사)’ 작가의 말 중에서
어떤 연애소설보다 더 지독한 쓰린 아픔과 슬픔을 자아내는 연애소설이고, 어떤 추리소설보다 더 지독한 독자의 추리력을 요구하는 추리소설이며, 작중인물의 복잡한 내면 심리를 놓치지 않고 잔혹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파헤친 심리소설로, 한국 소설이 닿은 최고의 품격과 수준을 보여준다.
- 장석주(시인ㆍ문학평론가)
정통적인 추리물은 피해자와 수사관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진술》은 피해자의 진술만 있지 수사관의 추리가 없다. 그런데다가 독자는 소설이 끝나기 훨씬 전에 진범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집작하게 된다. 그런데도 《진술》은 미스터리를 간직한 채 독자에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게 만든다. 다시 말해《진술》은 누가 처남을 죽였나 라는 수수께끼를 일찌감치 해소하고도 미스터리를 준다. 까닭은《진술》의 미스터리는 ‘누가’가 아니라 나는 ‘왜’ 처남을 죽였나에 응어리져 있기 때문이다.
- ‘장정일의 독서일기5(2002, 범우사)’ 중에서
▶ 강신일 5년 만에 다시 진술하다
연출가 박광정이 기꺼이 ‘좋아하는 배우 1순위’로 꼽는 강신일.
대학로 최고의 배우에서 충무로, 여의도 최고의 배우가 된 강신일.
2001년 ‘진술’이 2006년 ‘강신일의 진술’로 다시 태어난다.
이제 강신일 만의 모노드라마가 된 ‘강신일의 진술‘.
그만의 감미로운 음성과 정확하고 세련된 화법은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 당대 최고의 연극, 영화 음악가 한재권. 특유의 감수성으로 진술에 힘을 더하다
그는 극중 인물이 내뱉거나 들이쉬는 섬세한 숨결처럼 배우에게 있어 음악이 곧 ‘호흡’이기를 희망한다.
2001년 <진술>에서 아름답고도 슬픈 선율로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던 그의 음악이 2006년 <강신일의 진술>에서는 한층 절제되고 다듬어진 선율로 새롭게 태어난다.
▶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를 한 남자의 순애보로 식힐 수 있는 기회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열정적인 사랑!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조차 잠시 잊게 할 뒤집고 뒤집히는 미스터리!
‘강신일의 진술’에 이 모든 것이 있다.
매주 일요일 공연 후 시원한 맥주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만남.

줄거리

한 남자가 결혼 10주년 기념여행으로 첫날밤을 지냈던 호텔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달콤한 하룻밤을 보내던 중 영문도 모른 채 체포되어 경찰서로 끌려온다.
그의 신분은 모 국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그는 지금 처남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남자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자신이 결코 처남을 살해할 이유가 없음을 항변한다.
그는 고등학교 제자였던 아내와의 연애담을 시작으로, 배고팠던 유학시절, 결혼 십년만의 아내의 임신 등 그동안의 행복한 가정생활을 이야기한다.
아내에게 돌아가기 위한 남자의 애틋한 진술은 계속되지만 남자의 진술은 앞뒤가 맞지 않고 사실과 거짓, 실체와 환영, 그리고 꿈속과 현실이 마구 뒤엉킨다.
정신과 의사인 처남이 작성한 그 남자의 진료기록이 증거로 남아있고, 그의 진술과는 달리 호텔 방에서 자고 있을 거라는 아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정말 그는 처남을 살해했을까? 그렇다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