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설화 속에서 찾아낸 슬픈 사랑이야기-사랑이 된 폭력
이 작품 <선녀와 나무꾼>은 겨울 밤, 할머니의 무릎에서 듣다 잠이 들어도 그만 이었던 때 묻은 옛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가슴 아픈 사랑과 그 뒤에 숨겨진 오랜 폭력을 이야기 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 이기적인 폭력과 전쟁이라는 더 큰 세상의 폭력에 맞서 끝끝내 화합하고 용서하여 가족을 포기하지 않는 질긴 사랑의 이야기이다.
사냥꾼이 동물을 죽이고, 남자들이 전쟁을 벌이고, 강간을 하는 등 문명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폭력적인지 그리고 있다. 또한, 나무꾼의 늙은 어머니가 선녀의 옷을 훔쳐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한 집에 살게 되면서 자연히 겪게 되는 갈등과 폭력을 그린다.
우리가 가볍게 치부했던 원작 동화 속 사건들은 연출가 박정의의 상상력과 만나면서 사랑과 폭력이라는 깊은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는 연극이 되었다.

줄거리

옛날, 순수함과 혼란이 공존하던 시절, 하늘의 사람들과 땅의 사람들이 아직 왕래를 할 수 있었던 시절. 깊고 깊은 산 속에서 늙은 어머니와 장성한 아들이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밤 산속에 총성이 울리고 사냥꾼들이 나타나 동물들을 마구 죽이고, 달아나던 사슴 한 마리가 노인의 치마 속으로 숨어들었다. 어둠 속에서 사냥꾼은 노인을 향해 총을 들었고 이것을 보고 놀란 아들이 달려들어 몸싸움 하던 중 사냥꾼이 죽게 된다. 그 사건 후 모자는 더 깊은 산속으로 숨어 들어간다. 가는 도중에 노모는 목욕하는 선녀를 보게 된다. 노모는 늦도록 장가를 들지 못한 아들을 위해 선녀의 날개 옷을 훔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