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얼음처럼 차고 싸늘이 짜여진 사회 구조 속에서 개인이 갖는 허약함과 허망함 속에 나약한 자각증세는 모두를 무력하고 좌절스럽게 만든다. 이런 무력증세 사회 속에서 어찌 웃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것이 광대 일 것이다. 우리의 자신을 독설로 대변해 주는 광대. 그 광대를 찾아보자 바로 최하의 계급, 즉 천민출신인 “각설이” 가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은 권력이나 명예나 부를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체면을 지키기 위해선 좀처럼 작은 실수 조차도 안하려고 의도적으로 행동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보통 사람들은 작은 실수도 많이 하며 살아간다. 그 실수 속에 아마 우리 삶의 진솔함이 있지 않을까 한다. 그 작은 실수 속에 진솔함이 바로 분수에 맞게 사는 “각설이”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 작품을 거지의 삶의 애환을 재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대변인으로 내세워 개개인을 놀이마당으로 끌여 들여 현실과 사회속의 비판을 풍자와 해학으로 난세에 지친 우리들을 순간이나마 가슴 시원하게, 미친듯이 웃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절대적 안내자가 되고자 한다. 또한, 마당극의 본질인 “놀이정신”을 회복 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당놀이 “각설이”를 관객들이 함께 신바람이 나서 공연에 동참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놀이성에 충실한 마당놀이 형식의 연극으로 만들어 보았다.
줄거리
막이 열리면 고수가 민요를 하며 관객들과 한판 신명나게 마당놀이를 펼친다. 이어 장타령을 부르며 각설이가 등장하고 관객들과 어우러져 거칠고, 때론 야하고, 구수한 재담과 청산유수로 쏟아놓는 사설로서 인생과 사회, 시대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담아 고수와 함께 재미나게 각설이의 한을 풀어 낸다. 비록 깡통은 들었어도 도둑질 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남을 속이지 않고 더 불쌍한 사람들을 살펴주는 그들 나름대로의 도덕과 의리가 있는 것이다. 옷차림은 거지지만 내적 심정은 현대판 심선달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각설이와 고수와 함께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보는 재미를 음미해 보며, 잘못된 우리의 시대와 삶을 반성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