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

동아연극상을 비롯한 주요 연극상을 휩쓸며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손꼽히는 배삼식 이 <3월의 눈> 이후 6년 만에 국립극단 무대에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갑작스레 패전과 독립을 맞이한 이들은 겪어보지 못한 또 하나의 끔찍한 전쟁과 마주친다. 위안소를 가까스로 탈출한 명숙과 미즈코를 비롯해 민족의식을 갖고 한글을 가르치면서도 자식들을 일본소학교에 보냈던 지식인, 가족을 파탄에 이르게 한 독립운동가 형을 원망하는 동생까지 흩어지고 버려졌던 우리의 자화상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요동치는 시대 속에 휘둘리며 비틀거리면서도 생존의 끈을 놓지 않은 이들의 종착역은 과연 어디일까.

줄거리

“그 일본 여자만 버리면 우린 같이 갈 수 있어요”

1945년 해방 직후. 만주에 살던 조선 사람들은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재민 구제소에 머물며 기차를 타고 돌아갈 날만을 기다린다. 한편 위안소를 탈출한 명숙은 죽을 고비를 같이 넘긴 미즈코를 데려가기 위해 미즈코를 벙어리 동생으로 속여 자매행세를 한다. 가난과 전염병, 중국인들의 핍박으로 전전긍긍하던 그들의 손에 드디어 조선행 기차표가 쥐어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