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다리퐁?
“말을 전하기도 한다는 뜻에서 ‘전어기’라고도 하고 혹은 ‘전어통’이라고도 하지, 원래 서양말로는 ‘다리퐁’이란다.”
→ 아하, 다리퐁은 바로 텔레폰 즉 ☎‘전화기’ 로군요!
다리퐁의 역사
1876년 3월 10일 미국인 벨(A. G. Bell)이 발명한 전화기는 다리풍(1880년) · 오화동(1882년) · 덕진풍 · 전오동(1882년)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우리나라에는 1882년 ‘상운’이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것이 최초로 서양 문명 중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이 바로 전화기이다. 1896년 궁내부에 자석식 교환기가 설치되면서 최초로 전화통화가 이뤄지게 되었고 1902년 3월 한성(서울)~인천 간 전화가 개설되어 한성 전화소에서 전화업무를 개시함으로써 비로서 일반인들도 전화를 사용하게 되었다.
모단걸?
“… 그 여잔 하이카라요. 나하곤 어울리지도 않죠. 대단한 여자지! 그래 대단하지!
서양에서 공부했다오. 단발미인이요. 그냥 단발랑이오? 아니, 머릿결에 아예 파도가 칩니다. 뭐로 지졌는지 구불구불구불…. 하고 다니는 모양새하곤. 도도해! 도도하지! 짜른 치마에 굽 높은 구두며. 신세계의 여성이요. 별세계의 여성이지.”
→ 그렇습니다! ‘모단걸’은 바로, 새로운 문물과 문화를 수용하고, 소화할 줄 아는 현대적인 여성을 뜻하는 모던-걸, 당시 말로 ‘신(식)여성’입니다!
다리퐁 도전기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이 눈 앞에 있다.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더니 울기 시작한다.
두렵다. 당황스럽다. 궁금하다.
그리고 살짝 설레기도 한다.
1902년 처음으로 ‘전화기’를 접했을 때, 사람들의 표정은 어땠을까?
<다리퐁 모단걸>은 그 표정을 잡아 낸 연극이다.

줄거리

‘다리퐁’이 울면, 내 사랑이 웃습니다.
‘다리퐁’이 보급되기 시작한 그 시절, ‘사랑’은 전신주를 타고 연결된다.
멀리서도 목소리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다리퐁’으로 인해 사랑의 역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게 되며, 새로운 방식의 ‘기다림’을 낳는다.
<다리퐁 모단걸>에 등장하는 각각의 에피소드는 저마다 애틋한 사연을 품고 있다.
당찬 호기심으로 한성 최초의 여성전화교환수가 된 외출이의 철없지만 순박한 풋사랑, 한성과 인천 간 가느다란 전신줄 하나로 사랑하는 사람과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군악대장 선태와 그의 ‘다리퐁’을 애써 외면하는 서연의 가슴 아픈 사랑,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울리고 울어대는 ‘다리퐁’이 만들어 내는 사랑이야기는 잔잔한 ‘떨림’과 애타는 ‘마음’을 체험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