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파독간호사’가 아닌 ‘병동소녀(Krankenschwester)’로 살아왔던 그들의 이야기

‘솔직한 이야기꾼’ 김재엽 연출의 신작! <알리바이 연대기>, <배수의 고도>,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외 다수의 작품으로 자전적 목소리와 서사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내는 김재엽 연출이 [세계시민 이주민 그리고 난민]의 두 번째 시리즈로 자유소극장을 찾아옵니다. “왜 독일로 간 간호여성들은 고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는가”에 대한 궁금함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파독간호사’를 둘러싼 선입견에서 한 발 물러나 김재엽 연출이 직접 듣고 경험한 그들의 목소리로 그들의 정체성을 재탐구하는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줄거리

때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독일은 통일 전으로 서독과 동독으로 나뉜 상태였고, 서독은 ‘라인강의 기적’을 이루며 경제 호황을 누린다. 노동력 유입이 절실했던 독일은 한국을 포함한 비유럽권에 대거 간호 여성 인력을 요청한다.
당시 한국에 있던 간호 여성들은 서구 선진 국가에 대한 동경, 여성으로 겪고 있던 사회적 불평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당시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에 대한 해방을 위한 시도 등 단순히 경제적 동기 외 개개인의 다양한 이유로 독일로 향한다.
독일어 한 마디 하지 못한 상태로 낯선 상황에서 간호와 간병을 동시에 해야 하는 독일의 간호 시스템에 적응하는 간호 여성들. 그들은 병원생활의 고단함과 외로움을 한국에서 할 수 없었던 공부와 이국적인 경험들로 달래며 독일에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다.
1973년, 국제 기름파동으로 서독 경제에 어려움이 생기자 관례적으로 이루어지던 한국 간호사들에 대한 노동계약 연장이 거부되며 이민청에서는 간호 여성에 대한 체류허가를 중단한다. 한 순간에 강제송환의 상황에 처한 간호여성들은 부당한 상황에서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