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게릴라극장과 극단 골목길이 함께 만드는 <갈매기>
2009년 지금, 러시아의 세계적인 작가 안톤 빠블로비치 체홉의 [갈매기]를 선보이려 한다.
박정순, 이대연, 서이숙, 박원상, 장영남 등 우리 곁에 친근한 대표 배우들과 함께 올려질 <갈매기>는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운 이 여름, 우리들 가슴속을 더욱 더 뜨겁게 채워줄 것이다.
‘사랑’
이보다 더 우리를 설레이게 하는 단어가 있을까. 수많은 예술 작품이 사랑을 위해 만들어지고 그로인해 더욱 고귀한 가치를 얻게 된다. “갈매기”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두가 모르고 있는 것. 때로는 인생을 다 걸어도 얻지 못하는 것, 그러나 때로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미래를 알 수 없는 인간에게 신이 주신 선물이 사랑이라고 한다. 영원을 살 수 없기에 순간이 소중한 인간들에게 내린 축복, 그것이 사랑이다. 존재의 유한함과 삶 자체의 부조리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사랑은 가장 커다란 위안이고 동시에 가장 커다란 악몽이다. 우리들은 모두 “니나”의 시련과 그녀의 불안한 미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엇갈린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는 “뜨레블레프”의 절망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은 모르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이 결국 우리의 현재이다. “갈매기”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지금을 사는 우리들을 보게 된다. 어지럽고 불안한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발견한다. 그 나약함과 서글픔에 깊은 연민을 가지게 된다. 소소하고 일상적이지만 그 파장이 오랜 여운을 남기는 체홉의 말들을 무대에 내려놓는다. 보는 이들이 배우들의 긴 호흡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공감하기를 바랄 뿐이다.

줄거리

아르까지나의 영지에서 그녀의 아들인 꼬스챠가 어머니 아르까지나에게 보여줄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준비한다. 여기에는 그의 애인 니나가 단독배역으로 출연하게 된다. 유명한 배우인 아르까지나가 이 공연 내내 작품을 우습게 생각하자 무시당하여 화난 아들 꼬스챠는 막을 중간에 내리고 사라져버린다. 니나는 아르까지나의 애인 유명작가 뜨리고린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이에 꼬스챠는 더더욱 화가 치밀어 결국엔 자살을 시도하나 실패한다. 아르까지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뜨리고린과 모스크바로 떠나게 되고, 니나는 몰래 뜨리고린과 약속하여 모스크바에서 그와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고 동거생활을 하며 여배우가 되지만 순탄치 않은 둘 간의 관계로 곧 헤어지고 만다. 꼬스챠를 짝사랑했던 영지관리인의 딸 먀사는 그녀에게 일방적으로 구애한 학교선생인 메드베젠꼬와 마음에도 없는 결혼생활을 한다. 2년후, 꼬스챠는 유명 작가가 되었고,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은 다시 만나게 되고 오빠의 병색이 좋지 않아 영지로 내려오게 된다. 이미 3류 배우로 전락한 니나는 그날 밤 그를 찾아온다. 꼬스챠는 그녀에게 다시 시작해 볼 것을 제안하지만 이미 망가질 데로 망가진 그녀는 그의 사랑을 거절하고 떠나고 꼬스챠는 자살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