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사랑의 묘약은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묘약이 아닌 해독제!

유명 오페라 레퍼토리 그 중에서도 <사랑의 묘약>은 ‘남 몰래 흐르는 눈물’ 덕에 많은 이에게 이미 친숙한 오페라다. 하지만 묘책을 궁리하며 남녀가 사랑을 구가하는 진부한 내용은 더이상 관객에게는 흥미의 대상이 아니다. 국립오페라단은 이번 <사랑의 묘약> 통해 사랑 하면서도 흔한 사랑에 질려버린 우리에게 신선한 시각을 제시할 예정이다. 동양에서 오래 전부터 믿어온 자연치유에 관한 믿음, 묘약처럼 치료 대상에 가해지는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시술보다는 환경적 정화를 통해 스스로 치유하도록 하는 해독의 치유. 국립오페라단은 다소 시간은 걸리지만 부작용이란 없는 해독제를 통해 오페라 <사랑의 묘약> 에 동양적 처방을 시도하려고 한다. 온갖 약에 중독되어 사랑마저 약효 시간만큼만 지속될 뿐인 오늘의 관객에게 해독제를 나누어주고 싶은 국립오페라단의 야심작, 깊어가는 가을 국립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이 대한민국 모두에게 치유의 해독제가 되길 희망한다.

국내에서 2년 만에 선보이는 ‘이소영표 오페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이소영은 국립오페라단 취임 이전부터 이미 ‘한국 여성 오페라 연출가 1호’ 로 잘 알려져 있었다. 라 보엠, 마농레스꼬, 토스카, 가면무도회, 라 트라비아타, 돈 카를로, 마술피리, 파우스트,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팔스타프 등의 오페라 50여 편 연출하였으며, 특히 1998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푸치니의 <라보엠> 은 역대 최다 유료 관객 동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녀의 화려한 이력이 증명해주듯 연출가로써의 2년만의 컴백 또한 정형화된 <사랑의 묘약> 의 틀을 벗어나 그 발상부터가 새롭다. “이번엔 먼 행성에서 들려오는 노래처럼 이야기를 풀겠지만, 여전히 우리들의 이야기인 만큼 인간의 체온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첨부2) 라고 선언한 그녀는 연출뿐만 아니라 무대도 직접 디자인 한다. 국내에서 2년 만에 선보이는 ‘이소영표 오페라’ 는 말 그대로 흔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와 오래 지속될 깊은 감동을 가져다 줄 것 이다.

2009년 가을, 유럽의 오페라가 온다

아디나역에 아시아의 종달새 소프라노 임선혜, 네모리노역에 비엔나의 떠오르는 별 테너 정호윤을 비롯하여 강형규(벨코레), 심인성(둘카마라) 등 유럽에서 활동중인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로의 진출까지 계획되고 있는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동양적 재해석을 통해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를 창출하고자 노력해왔던 국립오페라단의 본격적인 행보를 내딛는 자리가 될 것이다.

줄거리

<제1막>

[1장]
들일을 하던 농부들과 여자들이 즐겁게 합창을 하고 있다. 나무 그늘에서는 아디나가 책을 읽고 있다. 그녀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네모리노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면서 노래를 부른다. 아리아 <이 얼마나 아름답고, 이 얼마나 귀여운가 Quanto e bella, quanto e cara>. 아디나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다. 글자를 읽지 못하는 그들은 그렇게 재미있다면 좀 읽어 달라고 한다. 그녀는 자랑스럽게 읽어 준다. 아리아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 Della crudelle Isolta>. 그녀는 이렇게 잘 듣는 묘약이 있다면 걱정할 것이 없겠지 하며 웃는다. 거기에 작은북 소리와 함께 벨코레 병장이 이끄는 지방의 경비 소대가 행진해온다. 그는 마을 아가씨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디나에게 눈길을 보내면서 은근한 어조로 설득한다. 아리아 <옛날 파리스가 한 것처럼 Come Paride vezzoso>. 약간 마음이 끌리는 듯한 그녀에게 그는 돌연 결혼하자고 말하지만 그녀는 호락호락 응하려 하지 않는다. 벨코레는 병사들을 데리고 농장에 쉬러 간다. 마을 사람들도 일을 나가고 광장에는 네모리노와 아디나만 남아있다. 아디나는 그의 서툰 제의를 적당히 얼버무리지만 사실은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2장]
느닷없이 싸구려 나팔 소리가 나더니 나타난 것은 엉터리 약장수 둘카마라가 무지한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엉터리 약을 그럴 듯하게 선전하고 있다. 아리아 <자 들어보세요, 여러분 Udite, udite o rustici>. 그가 약을 팔고 나자 마을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간다. 그때 네모리노가 와서 그에게 살며시 이졸데 공주의 사랑의 미약을 갖고 있느냐고 묻는다. 둘카마라는 싸구려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이라면서 비싼 값으로 팔고 네모리노는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둘카마라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내일부터 당장 효력이 나타난다고 장담한다. 이 약을 마신 네모리노는 기분이 좋아져서 "라라라" 하고 노래를 시작한다. 아디나와 만나서도 전처럼 수줍어하지 않고 자신 있게 대한다. 자존심이 강한 그녀는 그의 대담한 행동에 매우 자존심이 상한다. 마침 그때 벨코레가 나타나고 그녀는 네모리노를 골려 주려고 벨코레와 결혼하겠다고 폭탄 선언을 한다. 그러나 내일에는 그녀가 자기에게로 돌아올 것으로 믿고 있는 네모리노는 자신만만한 눈치다. 거기에 군대의 전령이 내일 수비대가 이동하라는 명령서를 가지고 온다. 벨코레는 오늘 중에 결혼식을 올리자고 재촉하고 아디나는 주저하다가 결국 승낙해 버린다.
깜짝 놀란 네모리노는 오늘 하루만 기다려 달라고 사정한다. 벨코레는 네모리노가 자기의 결혼을 방해하는 데 화를 내고 아디나는 마을 사람들을 초대한다. 네모리노는 둘카마라에게 도움을 청한다. 일동은 소란 속에 막이 내린다.


<제2막>

[1장]
아디나와 벨코레의 결혼식 피로연이 화려하게 열리고 있다. 거기에 공증인이 결혼증서를 만들어 가지고 오자 그녀는 오늘 밤까지 사인을 기다려 달라고 한다. 한편 네모리노는 둘카마라에게 약을 한 병 더 사려고 하나 돈이 없어 벨코레의 꾀임에 빠져 군에 입대할 결심을 한다. 벨코레는 사랑의 경쟁자를 입대시키는 것은 정말 화제거리라며 웃음을 터뜨리고 둘카마라는 많은 돈을 얻어 희색이 만연하다.

[2장]
마을 아가씨들이 네모리노의 숙부님이 돌아가시어 그에게 막대한 유산이 돌아오게 되었다고 수근 거린다. 그리고 나타난 네모리노에게 마을 아가씨들이 추파를 던지자 그는 약이 효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기분이 좋아진다. 네모리노가 아가씨들과 나가 버리자 그를 다른 아가씨들에게 빼앗길까 봐 염려스러운 아디나는 둘카마라와 이 문제를 상의한다. 그는 네모리노가 '사랑의 묘약'을 사기 위해 군에 입대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네모리노의 자기의 대한 사랑이 얼마나 열렬한 지 알게된 아디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기회를 놓칠세라 둘카마라는 그녀에게도 '사랑의 묘약'을 팔려 하지만, 영리한 그녀는 사랑을 내 힘으로 쟁취하겠다면서 거절한다. 두 사람이 나가자 뒤에 숨어 이 광경을 지켜보던 네모리노는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고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 Una Furtiva Lagrima>을 노래한다. 이때 아디나가 나타나 네모리노의 입대 계약서를 돈과 함께 되돌려 주고 이곳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말한다. 아리아 <이것을 받으세요 Prendi>. 그러나 그녀는 그를 사랑 하고 있다는 말을 자기 입으로는 꺼내지 않는다. 네모리노는 사랑 받지 못한다면 군인이 되어 목숨을 바치겠다고 한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아디나는 가슴속의 정열을 털어놓는다. 벨코레가 오자 아디나는 네모리노를 남편으로 삼겠다고 말한다. 벨코레는 여자는 얼마든지 있다고 지아네타의 허리를 잡는다. 둘카마라는 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와서 마을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모두 즐겁게 손을 흔드는 가운데 둘카마라의 마차는 멀리 사라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