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경상도 사람들은 “쌀”을 “살”이라고 발음 합니다. 발음이 안 되서가 아닐 겁니다. “쌀”은 먹으면 “살”이 됩니다!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그게 “밥심”입니다. 
우리가 먹는 지금 이 밥... 
어쩌면.. “쌀밥”이 아니라 “살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잊고 지내던 친구가 연락이 옵니다. 장가 간다고 시간되면 와서 밥 먹고 가라고. 
장가 간 친구가 1년쯤 지났을까 아들 돌잔치 한다고 밥 먹고 가랍니다.
초상집에 갔습니다. 상주가 말을 건넵니다. “밥 안 먹었지? 밥 먹고 가..” 
밥 한 끼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안 먹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서로의 밥을 챙깁니다. 참 따뜻합니다. 
장례식장에서 먹는 밥 한 그릇은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라고
고인이 대접하는 마지막 한 끼라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힘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차린 밥상도, 날 위해 차려진 밥상도, 밥은 참 따뜻합니다. 
밥 때가 되면 방문 밖에서.. 아파트 베란다에서 밥 먹으라고 소리 치던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줄거리

“밥을 먹다“는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어릴 적 부모님을 잃고 혼자 살고 있는 주인공 장단지에게 가족은 없지만 식구는 있다. 김밥 집 사장 요리사 제임스 박, 옆방 사는 부산 언니 이세희, 공무원 준비한다고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경준. 서로 다른 이유로 한집에 모여 살게 된 사람들, 단지에게 그들은 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서로 의지하며 함께 밥 먹고 함께 살아가는 ”식구“다. 
장단지의 25번째 생일날 교도소에서 출소한 삼촌 장호근이 선물처럼 찾아온다.
그렇게 시작된 단지와 삼촌의 불편하지만 행복한 동거...
함께 밥을 먹는다...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때로는 싸우고 다투기도 하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밥 한 끼를 같이 한다. 행복하다 함께 먹는 밥 이니까. 
늘 함께할 것 같던 나의 식구들.. 각자 나름의 이유로 서로 헤어지게 될 때도 희망을 말하고 여행을 꿈꾸며 밥 한 끼 하자는 아주 작고 소박한 약속을 나눈다.  7년 전, 삼촌은 잠깐 다녀온다고.. 다녀와서 삼겹살 먹자고 약속해 놓고는 사라졌다. 7년이 지난 지금 단지는 삼촌과 함께 삼겹살을 같이 먹을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