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결혼" 우리에게 그것은 무엇일까?

2009년 현재, '결혼'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화두이다. 골드 미스와 골드 미시, 취집, 혼테크 등 다양한 결혼 관련 신조어들의 등장은 결혼을 바라보는 오늘날 우리들의 혼란스러운 시선을 잘 보여준다. 1996년 초연 이래로 김윤미의 <결혼한 여자, 안 한 여자> 공연은 대본이 가진 페미니즘적 특성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여성들의 진솔한 삶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결혼이라는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에 보다 섬세한 방식으로 다가가 보려 한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여인, 정애와 수인의 이야기는 때로는 잔잔한 웃음이 되고, 때로는 진한 감동이 되어 관객에게 물음을 던질 것이다. "결혼을 한 당신, 결혼을 하지 않은 당신, 결혼이란 대체 우리에게 무엇일까요?"

"결혼 한 여자? 결혼 안 한 여자?"

서류를 작성할 때면 우리가 어김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항목이 하나 있다. 당신은 "미혼입니까, 기혼입니까?" 여기 두 여자가 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친구인 두 사람이지만 서른을 훌쩍 넘어선 지금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그리고 이 연극은 이 두 여자를 이렇게 부른다. 결혼 한 여자와 결혼 안 한 여자. 이 공연은 오늘날 여성의 삶 속에서 연애와 결혼, 애인과 남편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서로 다른 두 사람, 한 명의 결혼한 여자와 한 명의 결혼 안한 여자가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나누고 보듬어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의 공감과 이해를 끌어내고자 한다.

줄거리

봄과 함께 찾아온 친구의 전화. 평범한 주부인 정애는 오래간만에 십년지기 친구인 수인을 만나 옛일을 떠올린다. 두 사람은 여고 시절부터 친구였다. 그 후, 서울에 함께 올라와 같은 대학을 다니지만 졸업 후 취직을 하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직장생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정애가 곧 결혼을 한 반면, 수인은 유능한 카피라이터로서 인정을 받는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각자의 깊은 속마음을 터놓지 못하는 두 사람. 정애는 결혼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수인을 부러워하고, 수인은 부초처럼 떠도는 인생에 무언가 잡아줄 것이 있는 정애가 부럽다. 어느 날, 남편의 외도와 무관심, 그리고 손자를 원하는 시부모의 강요에 지친 정애에게 수인이 찾아와 자신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음을 고백한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오랜 세월 마음에 담아두었던 내밀한 이야기와 아픔을 서로에게 털어놓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