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그런데 공룡처럼 부활할 수 있을까요?
이 고장에서 사라졌던 저 연극 말입니다"

<서안화차>, <레이디 맥베스>의 연출가 한태숙이 2년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도살장의 시간>


1997년 창단된 극단 물리는 지금까지 <서안화차>, <레이디 맥베스>, <네바다로 간다>, <강철>등 작품성과 실험성을 갖춘 화제작들을 발표하며 꾸준히 창작 작업을 해온 개성이 강한 극단이다. 극단 물리의 대표 겸 연출가인 한태숙은 2007년 <네바다로 간다>, <짐> 이후 2년만에 새로운 작품 <도살장의 시간>으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 Festval) 무대에서 관객들을 찾아간다.
2007년, 이승우 작가의 단편소설 <도살장의 책>을 접하게 된 한태숙 연출은 '문학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에 연극적 비유를 떠올리며 단번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한 무대라는 제단 위에 온 몸과 영혼을 던져야 하는, 정화의 의식과도 같은 연극으로 중폭되고 변주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 작품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서정적인 동시에 풍부한 은유와 상징으로관객들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는 한태숙 연출의 작품 세계를 잘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이승우 작가의 단편소설이 연극으로 새롭게 부활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르 클레지오는 노벨문학상 수상이 유력한 한국 작가로 황석영과 이승우를 꼽은 바 있다. 이승우 작가는 대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조용하고 진지한 영혼에서 분출된 감동적이면서 묵직한 소설"을 쓰는 작가로 평가 받고 있다.
이승우의 단편 <도살장의 책>은 한태숙 연출과 김지현 작가에 의해 재장초 되면서 다양한 캐릭터, 움직임과 소리,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무대로 소설보다 시청각적으로 관객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간다.
연극에서는 주인공 '천편'의 행위에 명분이나 당위성을 주고자 함이 아니라 어떤 대상에 대한 과증, 혹은 애증을 겪은 한 인간의 위험한 애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한다. 또한, 어떤 대상에 대한 지나친 애착과 비틀린 사랑이 불러오는 위험과 파멸은 곧 우리가 잊고 있었던, 혹은 잃어버린 열정을 다시 일깨워 준다.

줄거리

사라진 듯 보이지만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그 '무엇'에 대한 이야기

한때 풍성했던 연극의 추억을 가진 조용한 소도시.
오랫동안 도살장이었던 자리에 신축된 소극장과 연극 자료실이 개관하는 날,
묘한 분위기의 남자 '천편' 이 자료실로 찾아든다. 그리고 오래된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는 여자를 만난다. 무자비한 도살꾼이었던 천편은 여자와 낡은 연극자료에서 비상한 호기심과 흥분을 느낀다. 기면증을 가진 여자는결국 나락 같은 잠에 떨어지고, 천편은 잠들어 잇는 여자에게 비밀스러운 과거를 고백한다. 천편이 온 세상을 버려서라도 숨기려 햇던 사실. 도살꾼이 되어야만 했던 이유. 그 과거를 마침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