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품 소개
일제 침략기 조선인 강제징용, 1948년 제주 4.3, 1950년 한국전쟁 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 속에
많은 조선인들이 일본에 남게 되었고 그것이 재일 동포의 시작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차별적 정책으로 인해, 무국적자로 변한 "조선적"으로 살아가야 했던 재일동포들은 자신들의 국적을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조선의 국적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일본 국적을 선택한 동포도 있고, 대한민국, 즉 남한을 선택한 "재 일본 대한민국 민단(민단)" 그리고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즉 북한을 선택한 "재 일본 조선인 총 연합회(조총련)" 마지막으로 남한도 북한도 아닌 분단 이전의 "조선인“으로 남음을 선택하는 동포까지...
우리 한국인에게는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어 있듯이
재일 동포들 역시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기준으로 나뉘어져 있다.
보이지 않는 경계선은 언제쯤 보이지 않게 될까?

기획의도
*집을 잃어버려서 돌아다니는 달팽이의 모습이 꼭 우리같아.

‘민달팽이 이야기’ 를 통해 젊은이의 부유하는 군상을 이야기 한다.
: 저 멀리서 달팽이가 기어오고 있다. 달팽이는 이내 지쳐 멈춰선다. 그리고 잠시 후 빗방울이 떨어지고 달팽이는 힘을 얻었는지 이내 다시 기어온다. 그런데... 달팽이 등에 있어야 할 달팽이집이 보이지 않았다. 달팽이를 걸을 수 있게 했던 빗방울이 달팽이집을 부순 것일까?
달팽이는 느린 걸음으로 온 힘을 다해 기어와 내 발 앞에 멈춰서 말했다.
" 혹시 저의 집을 보셨나요? "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달팽이는 나에게 인사를 한 후 스믈스믈 기어가기 시작했다.

‘열려진 새장’을 통해 언젠가는 집에 돌아올 희망을 이야기 한다.
: 극 중 ‘돌아올 것을 기다리는 새장’ 에 새는 없다. 다만 이 것은 새의 집이라는 사실. 이미 날아가버린 새를 기다리는 새장은 어떤 의도로 그 문을 열어 젖힌채 계속 존재하고 만 있을까?

‘비오는 날의 만두’처럼 여러 재료가 깃들어 하나의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유하고 싶다.
: 결국 우리네 삶에서 경계란 만두 안의 파와 고기처럼 함께 곁들여 질텐데.

줄거리

일본 후쿠오카에서 만두가게를 3대째 운영하고 있는 준호는 조총련 소속이다.
조총련 출신이었던 부모님을 여의고 하나뿐인 여동생 준경과 단 둘이 일본에 살고 있다.
귀국 사업으로 북한으로 들어간 큰형의 생사를 알기 위해 사채까지 빌려 썼지만, 형의 행방은 여전히 모른채, 일본 국적을 선택한 민족학교 동창생 후미오(성환)의 빚 독촉만 남아 있을 뿐이다.
여동생 준경은 한국에서 강사직을 제안 받아 한국으로 건너갈 것을 준호에게 알리고, 그녀는 오빠에게
함께 갈 것을 제안하지만 준호는 거절한다.
민족학교를 함께 다녔던 이들은 2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서로 다른 입장에 놓여 있다.
자유와 꿈을 찾아 한국으로 떠나려는 사람, 조국이 싫어 일본으로 귀화한 사람, 그리고 일본 안에서 조총련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
비가 세차게 내리는 저녁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3명의 사람이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