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미망의 늪에서 끝없이 헤매이는 인간들의 군상.
역사로부터 진보가 아니라 끊임없이 순환되는 듯 한 인간 살이.
끝 닿을 줄 모르는 인간들의 묙망.
그 욕망의 늪에서 허우적 대는 우리들.
이처럼 알 듯 모를 듯 수수께끼 같은 인연의 고리를
불가의 심우도에 기대어 우리가 잃어버린,
우리들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자아를 찾아
깊은 성찰의 불씨를 깨달음으로써
우주와 자연과 생명과 인간의 삶이 일체임을 깨닫고자 한다. 


인연과 보
이번 공연은 극단 완자무늬가 추진하고 있는
심우도 연작 씨리즈 중의 한 작품이다.
심우도는 선가에서 깨달음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소를 마음에 비유해 그 마음을 찾는다 하여 심우도라 하고
그림이 10개가 되었다 하여 십우도라고 하였다.
이번 공연은 그 심우도의 앞부분에 해당하는 사바의 얘기이다.
사바란 누가 어떤 큰 소리로 떠들어도
인연과 보에서 파생한 생, 멸속의 희노애락일 뿐이다.
그 사바의 인연과 업보속에 이번 작품의 소재로 삼은 10. 27 법난은
한국 근, 현대 종교사에 대단히 유감스럽고 큰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역사속에 묻혀버린 사건이다.
이 작품은 그런 종교나 권력이,
인간과 인간이,
남과 여가,
상식과 비상식이 인연과 보의 틀 속에서
부딪히는 얘기를 다룬 작품이다. 


작품의도
이 작품은 “심우도”의 앞부분에 해당하는 사바의 얘기로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사바세계의 끊이지 않는 인연과 업보의 긴 뿌리로 나타나는
한 가정의 모습이고 또 하나는 극의 소재로 삼은
10.27 법난이라는 한국현대사의 굴절된 현상을
종교와 권력의 부딪힘으로 구성한 독특한 소재거리다.
10.27 법난은 한국 근, 현대 종교사에 큰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속에 묻혀버린 사건으로 이번 작품에서는 이를 배경으로
종교와 권력이 인간과 인간, 남과 여,
상식과 인연과 업보의 틀속에서 부딪히는 얘기를 다루고 있다.

줄거리

일운스님은 10. 27 법난 때 끌려가 고문 후유증으로 죽게 된다.
광렬의 생부인 일운스님의 죽음은
광렬에게 생부를 알려야 한다는 어머니와 양부의 갈등을 초래하고
모든 인연의 길을 끊고 인도로 떠난 광렬은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실을 알게 된 광렬은 개인으로는 현실도피와 개인주의,
패배주의적 삶에서 있는 그대로 현실, 즉 사회의 모든 일이
자신과 연관되어 있지 않은 일이란 없다는 열린 세게로,
깨달음의 과정으로 옮아가게 되고,
부끄럽던 불교계에서는 10. 27 법난이라는
현대사의 굴절된 현상을 밝히려 한다.
권력과 종교의 싸움은 한 가정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나
그 속에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려는 광렬의 의지는
우리 삶을 유지하는 생활철학의 단초로 우리 모두의 가슴을 두드린다.
종교와 권력이 부딪히는 10. 27 법난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가정의 잠재된 비밀은 노출화 될 수밖에 없는
개인과 가정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결국 모든 인연과 행위의 시점인 욕망과 갈애는
또 다른 과보와 인연을 만들고 그 현상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역사에 누구도 방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