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여기 한 중년의 남자가 있습니다. 나름 사회에서 엘리트에 대중에게 알려진 사람이죠. 그는 법치국가에서 오히려 남자들이 여성들에게 역차별을 당한다고 주장합니다. 나름 논리도 있고 수많은 남성들에게 지지도 받습니다. 
텔레비전을 켜면, 혹은 내주위에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죠. 그런 사내가 개인의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의 역사의 진실과 마주합니다. 약자이기 때문에…고작 그것 때문에 강자에게 유린당한 진실을요. 모른척하고 싶습니다. 도망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습니다. 바로 자신의 뿌리에 관한 진실이니까요. 
자신의 신념이 흔들리는 것도 두렵지만 근본과 마주한다는 것은 공포,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단순 개인의 일뿐만이 아닙니다. 역사라는 진실 앞에 인간, 그리고 그들이 모여 만든 국가가 마주했을 때 느끼는 공포도 이와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그래서 참으로 애증의 관계입니다. 둘이 함께 마주보는 것은 역사의 거울을 마주보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간단하면서도 어렵고 무서운 일입니다. 
이야기속의 사내는 과연 어떻게 진실과 마주할까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진실과 마주할까요? 이이야기는 그 답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저는 그 답을 낼 만큼 현명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지요. 언젠가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마주보고 함께 걸어가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줄거리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나올 정도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변호사 정도원. 어느날 인권단체에서 온 사람
이라 소개하며 돌연 정도원에게 당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유산을 당신에게 남겼다고 말한다. 고
아로 자라 양부모에게 자란 정도원은 친부모란 본적도 없기에 당황한다. 남자는 정도원에게 그의 친
모 사진을 보여준다.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는 정도원, 사진 속 여인은 얼마 전 시사토크 프로그램 촬
영장에서 그의 볼을 감싸줬던 노파였다. 정도원은 모친과 함께 지냈던 영자의 병실로 찾아온다. 빨리
 죽어 희순의 곁에 가고파하는 영자, 정도원과 친모의 과거를 아는 유일한 생존자를 만나는 정도원은
 희순의 과거를 알고 싶지만 거대한 진실을 어떻게 마주할까 두려움도 가득하다. 노파는 정도원에게
 티비에서 자주 봤다며 친근하게 인사를 하고 희순에 대한 진실을 말한다. 희순과 영자 위안부라는 
지옥에서 수시로 능욕당하고 반항하면 폭행당하기를 반복했다. 가장 비참한 것은 이러한 지옥이 적
응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마치 빈껍데기만 남은 것처럼…
자신의 역사를 알게 되는 정도원은 어머니에 관하여 알아가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 해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