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소포클레스, 장 아누이, 이기호
기원전 441년 그리스 아테네의 디오니소스 극장에서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가 공연된다.
기원전 443년부터 441년까지는 아테네의 내정 동요기로서 당시 국가 최고위원 10인중 한 사람이었던 소포클레스는 안티고네를 통하여 신의 법령과 인간의 법령의 대결에서 인간의 오만함이 처단받는 모습을 그려내었다.
1944년 독일군 점령하에 있던 프랑스 파리의 아뜰리에극장에서 장 아누이가 42년 집필한 안티고네가 상연된다. 안티고네는 크레온 혹은 당시 프랑스의 뻬땅정부가 만든 법에 항거하는 레지스탕스의 알레고리로서 식민통치하의 많은 부당한 타협과 오욕, 속박을 경험한 시민들에게 자유의지로 거부하며 죽음을 택하여 커다란 공감을 끌어냈다. 이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고 이후 프랑스 국내 재 공연뿐만아니라 유럽과 남미 아시아 공연으로 이어지는 대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2009년 대한민국 서울 아리랑아트홀에서 극단 노릇바치의 안티고네가 무대에 오른다.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를 원작으로 한국적 상황을 그려내는 무대로 형상화했다. 독일군 점령하의 프랑스 상황과 오늘의 대한민국의 상황은 어떤 갈등에 있어서 닮은 꼴일까? 우리 사회의 법령을 제정하는 사람들과 안티고네와 같이 자유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관계를 이기호 연출 특유의 감수성으로 그려내고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비극
요즘을 텔레비전을 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혹은 극장을 찾아도 어디서나 코메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시대가 힘들다보니 관객들은 쉽게 볼 수 있는 코메디를 찾게된다. 쉽고 가벼운 코메디를 보고 쉽게 피로를 잊고 위안받고자 한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정통비극을 만나기가 어렵다. 극단 노릇바치는 이러한 시대에 진정으로 깊이있는 전통비극을 선보임으로써 관객들에게 공연예술의 깊은 감동과 진한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전하고자 한다. 무대디자인은 테베의 왕궁이 아닌 세종로로 옮겨와 관객들이 쉽게 동시대성을 느끼도록 했으며 촛불을 든 안티고네의 모습은 지난해 한번쯤은 거리에서 혹은 매체를 통해서 온 국민이 함께느꼈던 소통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함으로서 불과 1년정도 지난 오늘 우리의 삶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2007년 윤호진 연출의 “시련”에서 수잔나 월코트 역과 장유정 연출의 “멜로드라마”에서 박미현 역을 했던 송인성이 안티고네역을 윤우영 연출의 “코펜하겐”에서 하이젠베르그 역을 했던 김인수가 크레온역으로 열연한다.

줄거리

오이디푸스가 방랑을 떠난 후 테베는 그의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가 1년씩 번갈아 가며 통치를 하도록 되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났을 때 에테오클레스가 통치권을 넘기지 않아 싸움이 시작되고 결국 두 형제는 모두 목숨을 잃고만다. 이들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외삼촌인 크레온이 왕위에 오르게되었다. 크레온은 형 에테오클레스에게는 성대한 장례를 치러주었으나 동생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는 까마귀밥이 되도록 하고 또한, 이 시체에 장례를 치르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포고령을 내린다.
왕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안티고네는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를 묻어주고 결국은 경비병에게 체포된다. 크레온은 아들 하이몬의 약혼녀이자 조카인 안티고네에게 이번 일을 없던 것으로 하고 조용히 지낼 것을 제안하지만, 안티고네는 거부하고 어떻게든 오빠의 장례를 치루겠다고 한다.
결국 크레온은 안티고네를 토굴에 가둬 죽이도록 명한다. 안티고네를 토굴에 가두는 순간 안티고네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비명소리에 토굴의 입구를 거둬내고 왕과 경비병들이 확인을 했을때 안티고네는 이미 목을 메었고 그 옆에 있던 하이몬은 아버지 크레온의 칼을 빼앗아 자살을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왕비 유리디스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아들 하이몬과 아내 유리디스 그리고 안티고네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결말에도 불구하고 크레온은 약속된 국무회의에 참석하기위해 자리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