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열어가는 동시대 연극인들을 주목하는 프로젝트
2018 새라새 스테이지 두 번째 아티스트 김은성 & 부새롬

김은성은 인상적인 희곡 <시동라사>로 데뷔하여 <달나라연속극>, <목란언니>, <연변엄마>, <로풍찬 유랑극장>, <뻘>, <순우삼촌>, <뺑뺑뺑>, <함익>, <그 개> 등 데뷔 이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관객과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동아연극상 희곡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연극계의 미래를 짊어질 극작가이다. 그리고 달나라동백꽃의 대표 및 연출로 본격적인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부새롬은 극단의 대표작은 물론, 올해 발표한 <2센치 낮은 계단>, <그 개>까지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넓은 스펙트럼으로 펼쳐내며 신뢰도 높은 연출가로 각광받고 있다. 연극계 대표 콤비 김은성 작가, 부새롬 연출가와 함께 ‘2018 새라새 스테이지 : 젊은 연극인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을 기획하게 되었다.

평화를 염원하는 2018년, 아프지만 잊지 말아야 할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전세계가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염원하는 2018년, 비록 아프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과거가 있다. <썬샤인의 전사들>은 현대사의 폭력적인 사건들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개인들에 집중한다. 우리 역사에 점철된 비극적인 사건들과 그로 말미암아 파괴된 개인의 삶, 상실에 대한 트라우마, 남겨진 자의 부채 의식 등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슬픔을, 그리고 그를 뛰어넘을 희망을 동시에 이야기한다.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선사하는 묵직한 감동
<썬샤인의 전사들>은 ‘한국연극 공연 베스트 7’ 선정, ‘차범석희곡상’ 수상으로 2016년 단연 연극계의 이슈작이었다. 2년만의 재공연인 이번 공연에서 극 전체를 끌어가는 소설가 한승우 역할에 <그게 아닌데>, <옥상 밭 고추는 왜>, <불역쾌재>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유성주 배우가 캐스팅되어 초연의 감동을 이어가고자 한다. 또한 성여진, 곽지숙, 권태건, 전석찬, 신정원, 이지혜, 김정화, 조재영, 한기장, 노기용, 박세인, 박주영 배우의 밀도 높은 연기는 극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이다.

줄거리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펴냈던 인기 소설작가 한승우는 3년 전 일어난 케이타워 붕괴 참사로 아내와 어린 딸, 봄이를 잃고 절필을 한 후 피폐한 삶을 이어간다. 자살을 시도했다 미수에 그친 승우의 꿈에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실종상태인 봄이가 나타나 이야기를 써달라고 한다. 어렵게 다시 글을 쓰기로 한 승우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병 선호의 수첩이 흘러간 여정을 따라 한국근현대사 속의 수많은 아이들을 만난다. 제주 4.3사건으로 부모와 여동생을 모두 잃고 카투사가 되어 한국전쟁에 참전 중인 선호, 제주도의 동굴 속에 잠든 선호의 여동생 꼬마해녀 명이, 전쟁의 한복판에서 선호가 어렵게 구해냈지만 결국 나무상자에 갇혀버린 고아 순이, 화가가 꿈이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일본군, 국부군을 거쳐 중공군으로 참전하고 있는 백두산 출신의 호룡, 만주 위안소의 식모였다가 위안부가 되어버린 막이, 시를 쓰는 의대생에서 인민군 군의관이 된 시자. 선호의 수첩이 호룡과 시자를 거쳐 시자의 여동생 시춘에게 흘러들어간 이야기까지 쓴 승우는 한대길이라는 이름과 함께 묻어두었던 자신의 과거를 대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작가가 꿈이었던 대길, 즉 승우는 전두환 정권의 녹화 사업에 의해 군대에 끌려가 프락치가 되었고, 자신의 스승이었던 시춘을 간첩으로 조작하는 데 일조한다. 이 과정에서 선호의 수첩과 시춘이 쓰다만 아이들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자신을 프락치로, 시춘을 폐인으로 만들어버린 인물이 아직도 잘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승우는 괴로움에 옛 교정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시춘을 비롯해 수첩 속에 혹은 한국근현대사 속에 갇혀있는 인물을 다시 만나게 되고, 승우는 그 수첩에 마지막으로 갇힌 자신, 한대길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