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아르코 예술극장 기획프로그램 “Made in 아르코 예술극장 2007” <백무동에서>
한국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 중심을 잡은 아르코 예술극장은 기초 공연예술에 대한 지원과 공연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하여 꾸준히 노력을 해온 한국의 대표극장이라 할 수 있다. 아르코 예술극장은 다양한 극장 브랜드 기획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아르코 예술극장 최초로 공연단체와 공동으로 제작하여 올리는 제작 공연이다. 2006년도에 ‘Made in 아르코 예술극장’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첫 번째로 극단 여행자와 연극 <미실>을 제작했었다. 이제 그 두 번째로 박근형 연출가가 이끌고 있는 극단 골목길과 새로운 창작 초연작 <백무동에서>를 제작하여 11월 13일부터 12월2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그 막을 올린다. 안정된 극장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창조하기 위한 아르코 예술극장의 노력은 우리 공연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연출가 박근형이 오랫동안 숙성시켜왔던 기대작 연극 <백무동에서>
최근에 <경숙이 경숙 아버지>,<필로우맨>,<내 동생의 머리를 누가 깎았나>,뮤지컬<위대한 캐츠비> 등 화제작으로 이름 높았던 박근형은 <경숙이 경숙 아버지> 이후로 스스로 쓰고 연출하는 창작 초연작품을 새로이 올린다. <청춘예찬>,<대대손손>,<물속에서 숨쉬는 자 하나도 없다>,<삽 아니면 도끼>,<선착장에서> 등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쳐온 박근형의 작품은 무대에 오를 때 마다 일상의 새로운 시간과 공간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이번 <백무동에서>는 박근형이 오래전부터 계획해왔던 작품으로 이를 위해 극단 골목길의 배우들은 몇 년 동안 이전 작품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연습처럼 연기해 왔을 정도로 <백무동에서>의 연습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동안 극단 골목길이 숙성시켜왔던 작품에 대한 구상을 아르코 예술극장이 ‘Made in 아르코 예술극장 2007’이라는 이름으로 소극장 무대에 출산을 시도한다.

줄거리

친환경마을 함양. 십수년전 사라진 천연기념물 쌍동부리 버들제비가 마을의 상징 “상림숲”에 나타나 알을 까기 시작하면서부터 마을에는 계속 기적 같은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8대째 함양에서 살면서 소작 일을 하던 구순의 할아버지가 이웃 남원 운봉마을 팔순의 할머니를 임신시켜 영호남의 화합을 몸소 실천한 일이라던가 육이오 때 실종 된 맹호부대 국방군 대위의 계급장이 군청 화장실 보수 공사 때 정화조 밑에서 어흥 하며 소리 내고 허공을 향해 20미터 튀어 올라 군청의 상징마크를 덮었다던가 최치원이 다스렸던 평안의 마을 함양이 다시 진 면목을 발휘해서 마을 사람 모두가 기분이 좋았다.
많은 외지인의 방문 탓인지 시장경제 관광 수입도 오르고 쌍둥부리 버들제비의 부활로 생태도시 함양군의 지명도도 오르고 더욱이 지리산 계곡 바캉스를 다녀 온 여고생들의 높은 출산율로 도내 유일의 인구증가 유망 군으로 지목되어 시 승격 심사를 눈앞에 두고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 이에 제일 신난건 역시 공무원들이다.
그러던 마을에 겹경사가 터진다. 산부인과에는 마을의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장사진을 이룬다. 당황하는 의사와 간호사들, 노인, 아줌마, 아가씨, 노처녀, 불임여성, 학생들, 어린애들 할 것 없이 모두 임신을 하게 된 것이다. 이곳 마을의 상황은 전국 모든 뉴스의 1면을 장식하며 전국 각지의 불임여성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마을의 흥분이 고조되던 어느 날 천연기념물 쌍둥부리 버들제비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함양의 자랑거리인 “상림 숲” 이 불에 타기 시작 한다. 그들의 생태도시 이미지는 추락하고 함양의 시 승격 또한 타격을 입는다. 인심은 흉흉해지고 공무원들과 모든 시민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마침 범인이 계곡에 은신해 있다는 소문을 들은 마을 장정들은 백무동으로 향한다.
돌아오지 않는 장정들, 그리고 서서히 말라가는 계곡.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 속 산부인과는 만삭이 된 마을 여성들로 가득 차기 시작 한다. 한 날 한시에 함께 임신을 해 한 날 한시에 함께 출산을 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