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 극은 우화성이 짙은 비사실적인 극이다.`

최치언 작가, 문삼화 연출이 탄생시킨 창작초연작, 연극 <언니들>
연극<언니들>은 2008년 연극 <너 때문에 산다> 공연 이후 최치언 작가와 문삼화 연출이 조심스럽게 만든 공상집단 뚱딴지가 내놓은 창작초연작이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된 이후 숱한 화제작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치언 작가는 시적이고 동화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어 이번 작품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잘자요, 엄마> , <거리의 사자>등의 작품으로 평단은 물론 대중에게도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는 문삼화 연출은 이 대본을 읽고 상징과 은유, 우화적인 매력에 바로 매료되었다고 한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없는 최고의 여배우 - 길해연, 황정민, 김지원이 선보이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존경하는 엘라나 선생님> ,<산소> 등의 작품에서 선 굵은 연기를 통해 관객에게 강인된 배우 길해연, 영화와 연극계에서 모두 인정받고 있는 연기파 배우 황정민, <거리의 사자>에서 노출 연기를 불사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김지원, 이들대한민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모여서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비극적인 동화를 선보인다. 이 들 세 여배우 들은 나이를 분간할 수 없는 소녀 같기도, 노파들 같기도 한 묘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매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의 역할 놀이는 마치 장 쥬네의 <하녀들>을 연상 시키며, 리드미컬하고 시적인 대본은 배우들의 목소리와 몸직을 타고 흘러나와 단순히 여성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보편적인 감정과 죄의식에 대한 문제로 관객들의 가슴에 다가갈 것이다.

줄거리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쌍둥이 세자매가 외따로 떨어진 옥수수 농장에 엄마와 함께 갇혀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자매는 엄마의 감시를 뚫고 중학교 동창모임을 가려고 고물차나 진배없는 차를 몰고 농장을 탈출한다. 그러나 그들은 운전 미숙으로 농장 언덕 아래 허수아비를 차로 들이받는다. 그들은 널브러진허수아비를 옥수수 밭 비밀 공터 사이로 끌고 가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민한다. 우선 허수아비가 죽었는지를 확인하는데 놀랍게도 허수아비는 죽지 않고 살아나 세 자매를범한다. 그리고 허수아비는 옥수수 밭 속으로 사라진다. 세 자매는 허수아비의 아이를 배게 되고 그들은 그곳에서 허수아비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허수아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기다림에 지친 세 자매는 허수아비도, 중학교 동창회도, 그간의 모든 이야기도 자신들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서로에게 말한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소꿉놀이하듯. 그들은 그렇게 외따로 떨어진 농장에 갇혀 `지어낸 기억` 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또 이야기를 지어내 기억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어낸 이야기라고 믿었지만 세자매의 뱃속에서는 허수아비의 아이가 자란다. 뱃속의 아이를 꺼내려고 서로 싸우던 첫째와 둘째는 죽고 셋째만 남게 된다. 언니들이 사라진 공터에서 셋째는 언니들 없이 혼자 아이를 낳고 살아가야 하는 여자인 자신을 인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