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남녀가 뒤바뀐 나라에서 꿈꾸는 유토피아 
연극 <이갈리아의 딸들>

세상이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힘의 논리에 대한 발칙한 고찰

시대를 넘어 선 집단주의의 광기와 폭력을 그린 연극 <파란나라>로 작년 객석을 뜨겁게 달군 김수정 연출의 신작이 찾아옵니다. 날것의 현실을 도려낸 도발적인 무대로, 불편한 사회의 진실을 대면시켜온 뚝심있는 젊은 연출가답게 이번 작품 역시 이 시대 가장 민감한 주제를 다룹니다.

신작 <이갈리아의 딸들>은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Gerd Brantenberg)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작년 두산아트센터 워크숍에서 낭독극 형식으로 먼저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작품 속 배경인 ‘이갈리아’는 남성이 가사와 육아를 맡고, 모든 경제활동을 여성이 책임지는 나라입니다. 그에 따른 차별과 혐오, 강자와 약자는 지금과는 정반대이죠. 김수정 연출은 <이갈리아의 딸들>을 통해 성별, 계급 등 우리 사회에 스며있는 차별적 요소와 문제 등을 다루며 평등한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줄거리

이갈리아의 이갈선드라는 도시.
사춘기 소년 페트로니우스는 페호(남자가 남성생식기를 가리기 위해 입은 옷)를 할 나이가 됐지만 답답하고 불편한 페호를 하고 싶지 않다. 아빠 크리스토퍼는 곧 있을 소년들의 무도회(여자가 마음에 드는 남자를 선택해서 사랑을 나누는 행사)를 핑계로 페트로니우스를 달래보지만 쉽지 않다.
페트로니우스는 힘이 센 여자만이 될 수 있는 잠수부가 되고 싶다며 사회복지부 장관인 엄마 루스에게 잠수복을 만들어 달라고 고집을 피운다. 루스는 페트로니우스에게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설명하며 남자용잠수복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득하지만 역시 쉽지가 않다.
처음으로 소년들의 무도회에 참석하게 된 페트로니우스. 못생긴 외모 때문에 아무도 자신을 선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던 페트로니우스는 꿈에 그리던 이상형이자 멋진 여자 그로의 선택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