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 관객을 쥐락펴락! 영원한 어머니 ‘강부자’의 카리스마
강부자의 ‘오구’가 20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긴 생명력을 유지해오면서 공연 때마다 관객들을 몰고 다닐 수 있는 것은 관객들을 울고 웃기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강부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긴 세월동안 몸에 딱 맞는 옷처럼 ‘어머니’의 역으로 녹아들어간 강부자의 감칠맛 나는 명연기와 한 시대를 살아온 우리 어머니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아주 특별한 감동과 재미로 풀어내는 이윤택의 에너지 넘치는 연출력, 이 맞아떨어지는 궁합이 ‘오구’를 한국 연극의 대명사로 만들었습니다.
온가족 너나없이 강부자와 더불어 한데 부대끼고 땅을 치는 신명의 한마당, 그것이 바로 강부자의 ‘오구’입니다.
■ 국내 유일의 최장기 롱런 히트작
 19년 세월이 무색한 ‘어쨌든 재밌는 연극’
강부자의 ‘오구’는 지난 ‘89년 처음으로 등장한 이후 19년간 국내와 해외무대에서 사랑받고 있는 작품으로, 한국연극 50년사의 대표작으로 선정되어 공연 때마다 끊임없는 화제를 불러일으켜 왔습니다.
초연 이후 몇 년간 마당극 스타일의 열린 무대 형식으로 진행되다가 지난 ‘97년부터 배우 강부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때부터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재탄생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해왔습니다.
19년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세대를 초월하는 신명과 폭소로 관객들을 울고 웃기며 막판에 짜릿한 감동과 물기를 채우고 돌아가게 하는, 어쨌든 재미있는 연극-강부자의 ‘오구’입니다.
■ 초상집이 난장판으로?
연극-강부자의 ‘오구’는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소재를 한국적인 굿의 제의 형식으로 풀어내는 작품으로 죽음의 비극성과 고통을 매우 희화적, 해학적으로 묘사하여 한국적 찬란한 비극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고유의 장례의식에서 저승이 이승 세계로 끌어내려지고 초상집이 일상적인 생활공간으로 묘사되는가 하면, 죽음의 을씨년스런 분위기가 삶의 싱싱한 난장판으로 변모하여 한국적인 전통이 밑바닥에 깔린 우리식 연극무대의 뚜렷한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줄거리

1경 노모의 꿈 속 풍경 (마임극) 낮잠 든 노모의 꿈 속에 온갖 저승 풍경들과 죽은 남편의 혼령이 나타나고 급기야 저승사자까지 나타나 노모를 혼비백산 깨어 나게 한다.
2경 어머니와 아들 (만담) 노모는 아들을 불러 저승갈 준비를 해야겠단다. 아들은 “또 그 소리…” 하면서 노모의 습관적인 죽음 타령을 무시하려 한다. 그러나 노모는 극락왕생을 축원하는 산오구굿 한판 벌여 달라 떼를 쓰고, 미신이니 후레자식이니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굿판을 벌이는데…
3경 나 갈란다(굿판) 무당 석출이 무녀들을 월급 주고 데려와 시대에 맞게 일상적이고 흥겹게 굿판을 열고 노모 가족과 동네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신나게 흥을 돋구는 중, 노모는 “나 갈란다” 화두처럼 한마디 남기고 쓰러진다.
4경 염(죽음에 대한 거리두기) 이 장은 죽음을 物化시키는 과정으로, 계승되고 있는 염습전통과 초상집 꾸미기를 무대에서 재현시키는 장면이다. 일반적으로 무섭고 꺼림칙하다고 생각되는 습속인데 무대위에서 계산된 거리를 두고 진행시켜 보면 상당히 재미있고 의미있는 코미디가 된다.
5경 초상집(일상의 연극) 곡을 하고 조문을 받고 밤을 새우면서 벌어지는 일반적 초상집 풍경을 무대위에 재구성했다. 이 또한 면밀한 관찰과 계산된 거리 두기로 구성하면 삶의 역동성을 창출하는 코미디가 된다.
6경 저승사자(환상의 연극) 저승의 막연한 이미지를 일상화법으로 끌어 내렸다. 저승사자들이 구체적 모습으로 초상집에 당도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산자들과 인사하고, 촌지도 받고, 유산 상속 싸움에 죽은 노모를 일으켜 시시비비까지 가려 준다.
7경 산 자을 위하여 초상집은 밤이 깊어 갈수록 삶의 냄새, 소리, 빛깔로 두드러진다. 화투판은 개판으로 치닫고 과수댁과 저승사자가 눈이 맞아 숯불같은 정사를 벌이고 손녀딸과 꼬마 저승사자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대한 문답을 벌인다.
이 각 장면 독립의 풍경을 석출의 창과 사설이 일관성을 지니면서 이끌어 간다. 그리하여 새벽 닭이 우는 시각 산자들의 싱싱하고 힘찬 배웅을 받으며 노모는 먼 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