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권력(정권 또는 기득권)에 맞서는 힘겨운 싸움이 있습니다. 무엇이 그들을 싸우게 했을까? 그들의 처지와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그 뒤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그들을 말리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었고, 그들을 억압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때의 투사는 여전히 신념을 지키기도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가족이나 친구가 되어 말리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또는 지배하는 자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도 우리 사회는 수많은 갈등과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입장에 서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도 하지만 때때로 거짓, 은폐, 외면, 방관, 그리고 침묵하기도 합니다.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용기있는 고발과 고백은 용서와 화해로 이어지지 못하고 갈등을 넘어서 혐오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온전히 치유되지 않은 세월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머물고 있습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잃어버린 묘비명. 잃어버린 그 이름...잊지 말아야 할 ‘크고’, ‘낮은’ 그 이름.
줄거리
정우의 친구 광식은 정우가 노동운동을 하는 것을 말리며 현실과 타협하기를 권유한다. 어느날 기관으로 끌려간 후 소식이 끊어진 정우. 광식은 실종된 정우를 찾기 위해 정우와 데모를 하며 만난 정우의 연인이었던 현이를 찾아간다. 광식과 현이는 정우에 대한 죄책감으로 서로를 상처입히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한다. 정우의 어머니 순영은 2년 동안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당국자와 수감자 가족들을 찾아다니지만 진실을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국자는 정우의 죽음을 단순 사고라고 이야기하며 정치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 수감자 가족 모임에서 만난 현이의 엄마 은옥은 순영에게 현이는 정우의 사건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