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출의도] 총연출 김광보
이 작품의 목표는 홍범도 장군의 영웅적 일대기를 펼치는 것에 있지 않다.
이 작품의 주요 무대는 극장과 연습실이다. 평생을 싸움꾼으로 살아온 홍범도 장군의 인생이 이역만리 카자흐스탄의 폐관을 앞둔 극장과 만나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자기 자신을 위한 싸움에선 늘 낙오하고 패배하였지만, 조국을 위한 싸움에서 영웅으로 거듭난 홍범도는 극장이라는 공간을 통해 과거를 대면한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진정한 싸움의 의미를 찾아간다. 그리고 극장은 정신과 물질의 충돌 속에서 강한 것과 약한 것의 싸움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보이며 어쩌면 극장이야말로 가장 숭고한 싸움이 지속되어야 하는 곳이라고 말할 것이다.

[작곡?기획의도] 작곡 음악감독 나실인
극장 앞 독립군은 모두 24곡의 노래와 장면음악으로 이루어져있다.
각각의 음악은 극의 흐름을 따라 지속적으로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노래와 장면음악들은 끊임없이 계속 연결되며 대사와 노래들이 한 호흡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음악 없이 대사만 있는 순간들도 화성적인 긴장도와 유도동기를 이용한 상징으로 음악의 내적인 흐름이 끊이지 않도록 했다. 이를 통해 극의 흐름과 긴장도, 속도감을 반영하여 전체적으로 하나의 커다란 음악드라마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어 작곡했다.
각각의 노래들은 다양한 장르로 표현되는데, 90년대 대중가요, 모던 락, 국악, 재즈 등의 요소들이 극의 흐름과 성격에 맞춰 가며 오가며, 장르의 변화를 오케스트레이션에도 그대로 반영하여 오케스트라, 국악앙상블의 다양한 조합을 활용하여 각각의 노래마다 서로 다른 장르적 재미를 즐길 수 있도록 편곡했다.

[극작 기획의도] 극작 고연옥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만, 언제나 분단이라는 조건 탓에 다루기 쉽지 않았다. 일제 식민지 상황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많지만 독립군과 독립운동, 임시정부 등을 다룬 이야기가 비교적 적었던 이유로 우린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소 수동적인 것으로 인식하곤 했다. 최근 항일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제작되면서 독립운동가를 좀 더 가깝게 인식하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올해 2019년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백 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사라진 것을 복원하여 새로운 동시대성을 발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여기는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우린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1920년 봉오동, 청산리 대첩으로 유명한 홍범도 장군은 당시 ‘날으는 홍장군’이라는 별명과 노래까지 있을 정도로 민중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던 독립군 의병대장이었다. 그 후 만주에서 다시 블라디보스톡으로 근거지를 옮겨 공산당에 입당하였고, 스탈린 시대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 당하여 소비에트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아 생활했다는 사실 때문에 한때는 우리 역사에서 금기시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극장에서 극장수위를 하며 말년을 보냈다는 일화가 전해지면서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여정이 화제가 되었다.
홍범도 장군은 항일독립운동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지만, 그의 인생을 실패와 성공으로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한때는 일본군을 벌벌 떨게 했다는 독립군 대장이 우리에게는 너무도 친숙한 인물인 극장 수위를 하면서 보낸 마지막 시간은 그를 현재화된 인물로 다시 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통로이며, 동시에 이 시대 극장의 의미를 성찰하게 할 것이다.

줄거리

1920년 일제강점기 봉오동, 청산리 대첩으로 유명한 독립운동가 홍범도.
한 때 ‘날으는 홍장군’ 이라는 노래까지 있을 정도로 민중의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며
일본군을 두렵게 했던 대한독립군 의병대장이던 그가
카자흐스탄의 ‘고려극장’에서 수위를 하며 말년을 보내게 된다.

생전 처음으로 극장에 들어가서 배우들을 만나게 된 홍범도는
자신을 알아보는 한 청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고,
청년은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로 대본을 쓰고 언젠가 ‘고려극장’에서 공연되기를 바라지만
조선의 말과 전통을 지키려 애쓰며 위태롭게 운영되던 극장은
카자흐스탄 공산당 정부로부터 폐관 조치를 당하게 된다.

단원들은 극장의 마지막 공연으로 청년의 작품, ‘날으는 홍장군’을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한다. 홍범도는 ‘날으는 홍장군’ 공연을 통해 영웅으로 거듭난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데….

캐릭터

홍범도 | 70대, 홍범도

최니꼴라이 | 60대, 고려극장의 인민배우, 중년의 홍범도 장군 역

연태용 | 40대, 고려극장의 연출가

최보경 | 40대, 고려극장 배우 겸 극장장, 연태용의 아내, 황금희 역

박한춘 | 30대, 극작가

차예분 | 30대, 고려극장의 주연배우, 춘향, 이옥녀 역

리길수 | 50대, 고려극장의 공훈배우, 기철 역

김표도르 | 40대, 고려극장 배우, 변학도, 임재덕 역

박노자 | 40대, 고려극장 배우, 월매 역

강학철 | 30대, 고려극장 배우, 야스카와, 대진 역

황만금 | 30대, 고려극장 배우, 소진, 남편 역

문콘스탄틴 | 20대, 고려극장 배우, 젊은 홍범도, 정범 역

문소피아 | 20대, 고려극장 배우, 아내 역

이반 | 20대, 고려극장의 막내배우, 양순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