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5세기 세종의 종묘제례악에 던지는 질문
21세기 음악그룹 나무의 새로운 종묘제례악

다양한 전통음악의 처음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어떠한 정신과 의미를 담고 있기에 지금까지도 계속 사랑받고 연주되는 것일까. 15세기 조선의 세종은 조선의 종묘제례악을 새롭게 만들며, 송나라로부터 들여온 대성아악으로 종묘제례를 지내던 고려의 예종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에게 당연하게 내려져 온 음악이 과연 우리에게 꼭 맞는 옷일까?’
2020년, 21세기를 살아가는 음악그룹 나무는 신작 <8음(八音)> 에서 아악과 향악에서 악기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8음(八音)’을 뼈대로 삼아 15세기 세종의 종묘제례악을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줄거리

북쪽에서 매서운 동지 바람이 불어온다.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을 타고 세차게 말들이 달린다. 남쪽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누에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할 만큼 따뜻하다.
서역의 험준고봉(險峻高峰)을 헤치고 넘어와 날카로움을 한껏 머금은 금속 소리와 문무왕이 잠든 동해바다에서부터 출발한 만파식적의 신비로움까지 한자리에 모이면, 마침내 세상의 모든 소리가 어우러져 고대의 혼을 깨운다.
고대와 중세를 넘어 현대에 이른 지금, 물자와 기술의 풍족으로 8음(八音)에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음(八音)은 아직도 전통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요한 기본사상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이어나가고 있는 고대의 정신에 접목시킬 수 있는 현대의 기술과, 이를 통해 다음 세대에게 새롭게 불어넣을 숨결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