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단 동양레퍼토리의 근래의 작품들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은 주로 우리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지금을 반성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작품들이다. 임진왜란 장시 사명당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담판을 그린 “두 영웅”, 실패한 근대사의 역사인 “반민특위” 등을 선보여 관객과 극계의 나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제 본 극단에서 작년 처음으로 소개한 우리 극 찾기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두 번째 작품으로 초기 한국문학을 대표한 작품이나 작가의 친일 행각에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작품을 소개하여 관객에게 문제를 제기하려 한다. 이 작품은 춘원 이광수가 친일의 길을 걷기 전 동우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룬 경험을 담담하게 그린 작품으로 감방의 비참한 생활과 그러한 환경에서도 갈등을 겪는 수감자들을 통해 어두워져 가는 조선의 모습을 진솔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사산 갈등이 깊어져 가는 요즈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생각되어 이번 작품으로 선정하였다.

줄거리

계몽 운동을 하다가 독립운동으로 몰려 형무소에 들어온 진사윤은 그 곳에서 사기꾼 ‘윤가’, 마름 노릇을 하던 방화범 ‘민가’, 공갈범 ‘강가’ 등을 만난다. 그 곳에서 서로를 헐뜯고 진사윤에게 들어온 사식을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싸우고 이유없이 서로 다투는 이들을 보면서 진사윤은 빛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민족의 암담하고 비극적인 현실을 느낀다.
 결국 하나 둘씩 생을 마감하는 그들을 보면서 진사윤은 연민의 시선을 보내며 그들을 위해 불경을 읽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