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미래세대, 목격자가 아닌 당사자로 마주하기_ 세월호 참사가 아닌 ‘4.16’
우리는 오랫동안 고수한 <망각댄스_세월호편>시리즈의 공연명을 2019년부터 <망각댄스_4.16편>으로 변경하였다. 이는 세월호 5주기를 앞둔 시점에 문득 ‘세월호’라는 고유명사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세월호’라는 고유명사가 부각되는 것은 겉으로는 그것을 기억하려는 의도처럼 보여도, 사실 세월호 참사를 ‘세월호’라는 배와 관련된 특정 소수의 문제로 한정시켜버리는 것 아닐까? 그리고 배와 관련 없는 우리를 단순한 목격자로 치부하여 ‘일상’으로 복귀시킨 후 망각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라는 고유명사에 저항하여 ‘2014년 4월 16일’이라는 시간에 집중하고자 한다. ‘4.16’은 평온을 가장하던 우리의 일상을 깨뜨렸고 우리 모두를 참사의 당사자로 만들었다. 4.16참사는 단지 ‘세월호’에 탑승하고 있던 희생자들과 생존자들, 그리고 그 가족과 지인들만의 기억이 아니다. 우리 대부분은 ‘세월호’라는 배 자체와 무관하지만, 4.16참사는 그 날을 목격하고 지나온 우리 모두에게 공유된 기억이자 공동의 상흔인 것이다. 전시극 <2020망각댄스_4.16편> 박제에서는 우리에게 상실되고 있는, 우리가 회피하고 있는 4.16참사의 당사자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우리는 전시극 <2020망각댄스_4.16편> 박제를 통해 참사의 흔적을 샅샅이 드러내고 그것만이 망각에 저항하여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의 오늘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줄거리

관객은 6개 방들을 통과하며 6년의 시간을 감각하고 지금, 2020년을 마주한다. 각 방의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배우들은 각 년도의 우리의 상태를 기억하며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몸으로 드러낸다. 배우들은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4.16 1년의 타임테이블을 암기하여 발화한다. 각 방에 있는 관객들은 배우의 망각 타임테이블을 들으며 과거의 시간을 기억한다. 모든 방은 일정 시간이 되면 타이머가 작동하여 반드시 다음 방으로 이동해야만 하는 규칙이 있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잊은 것 같지만 기억하고 있는 시간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사유를 가능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