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온몸으로 시를 쓰고 31세에 요절한 시인 박인환

불꽃같은 박인환의 인생을 주마등처럼 보여주는, 과 현실이 뒤섞인 듯한 무대

'온몸으로 시를 쓰며 불꽃처럼 사라진 시인' 박인환. 그는 세련된 외모에 전쟁 중에도 트렌치코트를 입고 다닐 정도로 구보다 옷차림에 신경 쓰는 댄디가이로 알려져 있다. '김형', '이형' 등 상대의 나이가 많건 어리건 누구에게나 성에 형을 붙여 부르고, 할 말은 꼭 하는 성격이라 때론 버릇이 없다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다정다감하고 누가 쏘아붙여도 화를 내는 일이 없으며, 입담이 좋고 발이 넓어 어디를 가나 환영받았다. 어릴 적부터 시를 좋아해 고문과 전쟁을 겪으면서도 시를 썼던 박인환은 31세에 이상 추모식 후 돌연 심장마비로 요절한다. 자신이 시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시에 몰입하며 살았던 박인환.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시를 쓰기 위한 치열함을 따라가며시인이자 한 인간으로서 박인환을 재조명한다.

줄거리

'시인은 심장의 붉은 피뿐만 아니라 그들 영혼의 흰 피도 흘린다지!
내 영혼의 흰 피를 쏟아내 나만의 시를 쓸 거야.
낡은 관념에 대항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낼 거야.'

시와 예술이 인생의 전부인 인환은
흠모하는 작가 이상의 추모 연극을 준비하다 그림을 그리는 소녀를 만난다.
서로에게 뮤즈가 되어 꿈과 사랑을 키워 나가던 중 교칙을 어긴 인환이 퇴학을 당하고
의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황해도로 떠나며 헤어지게 되는데,
어느 순간 소녀로부터 편지가 끊긴다.
아버지의 뜻과 자신의 꿈, 소녀에 대한 그리움 사이에서 갈등하던 인환은
광복이 되자 의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서울로 돌아와 서점 '마리서사'의 문을 연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명동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것.
외국 예술 서적이 넘치는 마리서사에서
늘 고급 정장과 트렌치코트를 차려입고, 블랙커피, 조니워커, 럭키스트라이크를 즐기며 시를 읊는 인환은 예술가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되고,
마리서사는 예술가들의 아지트가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