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한국적 신화와 근대의 미망을 동시에 조망, 우리들의 불편한 근원을 탐색하고자 한 작품!

‘극단 the난희’는 최근 근원을 탐색하는 일련의 연작들을 발표해왔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재창작한 <햄릿,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서구 연극의 신화적 기원을 현대화한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동양연극의 근원을 탐색한 <미마지!>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제 그 마지막 시리즈로 한국의 역사, 근대성의 근원을 탐색하는 <이광수의 꿈 그리고 꽃>을 공연합니다. 리딩 공연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2021년 가을(10월 23일~31일),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본 공연의 막을 올립니다.

<이광수의 꿈 그리고 꽃>은 극단 난희의 근원 탐색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입니다.
그 동안 동서양의 예술적 근원을 탐색했다면 이번에는 우리와 좀더 밀착된 역사로 지평을 이동해 보았습니다.
근원의 화살을 좀 더 가까운 과녁으로 쏘았다고 할까요.
근대문학의 출발점이고 상해 임정에도 관여했던 민족주의자였으나 결국은 친일로 굴절하고 만 이광수의 삶은 우리 근대의 민낯이기도 할 터입니다.
그 부끄럽고 착잡한 역사, 근대의 한 기원과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욕망을 꿈꾸지만 그것이 악몽이 되어야 했던 불우한 시대,
그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 하기에 차마 용서할 수 없지만
그래도 꽃 한 송이 건네 봅니다.

줄거리

해방 후 친일분자로 비판받는 이광수는 불편한 심경을 달래기 위해 한적한 바닷가로 피신한다. 아내는 상황에 도피적인 남편이 못마땅하지만, 그 상황을 바꿀 수 없기에 자신들의 과거를 반추하며 그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역시 친일분자로 비판받는 동료와 함께 여행 중이던 이광수는 그들이 머무는 속초 주변에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의상대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알고 함께 무료한 시간을 보내면서 이야기를 구상한다. 작품의 구상 과정 속에서 그는 작품 속의 등장인물과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게 되고, 친일분자로 쫓기는 자신과 탐욕으로 인해 살인자로 쫓기게 되는 주인공의 삶을 중첩시키며 악몽을 꾸고 괴로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