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밝게 빛나다'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1998년 서울의 지하철 1호선을 배경으로 대도시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90년대 IMF 이후 치열한 경쟁 사회의 도래 후 황량해진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바라보며 동시에 화려한 불빛이 닿지 않는 도시의 어두운 이면 속에서 살아가는 인생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비춰낸다. 

"산다는 게 참 좋구나, 아가야. 이제 새 날이 시작되니 더더욱 좋아."

<지하철 1호선>은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사이비 전도사 등 열차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낸다. 그들이 매일 서로 마주치는 지하철이라는 축소 된 공간을 통해 삶의 의미에 대해 역설하며 대도시에 살아가는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찬사를 건넨다. <지하철 1호선>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은 고통과 아픔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꿈을 꾸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다가 올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최초에서 최고가 된 작품'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1994년 초연 이후 소극장 뮤지컬의 시초이자 창작 뮤지컬의 교과서가 된 작품이다. 녹음된 반주 테이프 사용이 일반적이던 당시 한국 공연계에서 최초로 5인조 록밴드의 라이브 연주를 선보였다. 이번 <지하철 1호선>에서도 5인조 라이브 밴드가 생동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 또한 11명의 배우가 표현해내는 97개의 배역을 통해 생생한 99년 당시의 인간군상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낸다. 

기록하고 기억해야 할 한국 사회의 이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2021년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아왔다. 26년간 73만명의 관객을 만나며 대학로를 지켜온 <지하철 1호선> 속 인물들을 통해 21세기의 관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줄거리

1998년 11월 서울, ‘제비’가 건네준 주소와 사진만 갖고 곧 그를 만날 수 있으리란 희망에 부풀어 이른 아침 서울역에 도착한 연변 처녀 ‘선녀’. 하지만 청량리 행 지하철 1호선에서 만난 서울 사람들은 일상에 쫓겨 무표정하고 냉담하기만 하고, 이해되지 않는 요란한 광고 등 서울의 모습은 온통 낯설기만 하다. ‘곰보할매’의 포장마차에서 ‘빨강바지’를 만난 ‘선녀’는 그녀가 ‘제비’와 함께 연변에 왔던 그의 이모였음을 깨닫고, ‘제비’의 행방을 묻지만 그의 실체를 알고 절망한다. 한편 청량리 588의 늙은 창녀 ‘걸레’는 실의의 빠진 ‘선녀’에게 노래를 불러주며 그녀를 위로해 주고 자신이 짝사랑하는 ‘안경’을 찾아 지하에서 내린다. 그리고 얼마 후 급정거한 열차 안으로 누군가의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