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당신한테 할 말이 한 마디 있는데, 나중에 말해 줄게.”

신중국 성립 전 후 약 100년. 중국 하남 연진과 산서 심원의 경계, 그 주변 시골을 배경으로 온갖 성씨, 직업, 모습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류전윈(劉震雲)의 장편소설을 중국 실험극의 선구자 머우썬(牟森)이 4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각색하여, 2018년 북경에서 초연,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상호 간에 말이 통해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너무나 평범하고도 절대적인 진리를 투박하지만 강력하게 보여준다. 인간의 타고난 인(仁)의 품성과 함께 드러나는 불인(不仁)의 모습, 한 인간이 결코 잊을 수 없는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과 불통의 누적으로 터져 나오는 무조건적 살의, 현실적인 생계에 목매는 일면과 영혼을 채우는 취미와 신앙 없이는 무미건조한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일면 등 인간의 내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도 훈훈한 인간미를 담아내는 휴먼드라마다.

줄거리

1부
하남 연진의 양씨 마을. 가족과 이웃으로부터 무시받으며 살던 두부집 아들 양백순이 살의가 생길만큼 상처가 깊어지자 결국 마을을 떠난다. 그러던 중 첨 신부를 만나 양모세로 개명하고, 만두집 오향향네 데릴 사위가 되어, 오모세로 살아간다.
아내 오향향이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자, 오모세를 따르는 오향향의 딸 교령을 데리고 그녀를 찾아 나선다. 오모세가 잠시 한 눈 판 사이 교령이 쥐약장수에게 유괴당하자, 교령을 찾지 못한 오모세는 허탈감으로 삶의 목표를 잃고 연진을 떠나는데...

2부
유괴당한 교령은 산서 심원의 조씨 집으로 팔려가 조청아가 된다. 그녀는 우서도와 결혼하여 3남 1녀를 낳는데, 둘째 아들 우애국의 삶은 평탄치 않다. 제대 후 방여나와 혼인하나, 아내의 불륜으로 크게 상심하여 외지를 떠돌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조청아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온 우애국은, 모친이 생전 그리워하던 조부의 존재를 떠올린다. 우애국은 조부 오모세를 찾기 위해 연진으로 향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