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매일의 일상이 ‘영원’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순환을 그린 작품
우리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서 탄생을 경험하고,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들면서 죽음을 경험합니다. 이 하루의 시간이 매일매일 쌓여 만들어진 영원이라는 시간을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해와 달이 이 세상에 어떻게 나오기 시작했을까를 상상해 봅니다.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일의 고귀함과 그것을 부수고 다시 나아가는 일의 고단함, 그리고 하나의 스러짐이 다시 어떤 탄생 혹은 시작으로 연결되는지, 나아가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순환인지를 그려보았습니다.  
 
신화적 캐릭터 ‘할아머니’, 시간을 상징하는 나무 장치들
매일 뜨고 지는 해와 달에게도 시작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시작을 통해 아주 오래 전, 아주 긴 시간을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이 긴 시간을 이루기 위해 매일매일 시작되고 살아나는 우리의 하루하루를 다시 살아봅니다. 상상할 수 있는 아주 긴 시간과 하루하루의 순간들을 나란히 놓고 우리의 삶을 상상해보면 살아가는 일이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 작품에서 커다란 나무장치들은 이 시간을 상징하는, 상상하는 장치들입니다.

여자, 남자, 다양한 나잇대의 배우가 동시에 연기하는 ‘할아머니’라는 인물은 어떤 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 사람을 ‘인류’라는 한 사람이라고 상상해보았습니다. 오로지 한 사람이자, 또한 여럿인 이 할아머니는 누구일까요? 매일매일이라는 유일한 시간을 살고 있는 나 자신과 아주 먼 옛날부터 아주 먼 미래까지 매일매일 뜨고 지게 될 해와 달 아래 있는 누군가들 입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의 몸에 있는 어릴적부터 늙을 때까지의 시간이자, 그가 만나거나 그 사람 안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 사람 안에 있는 여러 사람과 여러 시간의 존재는 이 할아머니를 신화적인 인물로, 우리의 매일매일의 하루를 영원한 하루로 연결시켜줍니다.

줄거리

오늘도 세상이 만들어질 때 해가 만들어지듯, 그렇게 태고적 해가 떠오른다. 하루의 시작은 세상의 시작! 

할아머니는 일어나 청소를 한다. 차를 마시고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한다. 청소하다 잊어버리고 있던 물건들, 장소들을 만나게 된다. 할아머니는 그 기억을 더듬고, 집안의 물건 사이를 추억하고 탐험한다. 그러다가 집안에서 발견한 조개에 귀기울인다. 노랫소리가 들린다. 할아머니는 옛날 자기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논다.

“꼬마가 진흙 연못에 달오빠랑 둘이 살았지. 하얀 달오빠가 하늘에 뜨면 진흙 연못 속 어린이가 투덜댔어. 더이상 이렇게 못살겠어. 아이는 바다로 가서 깊은 물에 몸을 담갔대. 그리고, 점점 커지더니 커다란 고래가 됐어. 달님은 바다 위로 떠올랐어. 달님이 입으로 조금씩 달빛을 뱉어서 얇아지면 바닷물이 차올랐고, 다시 달님이 바닷물을 쪽쪽쪽 빨아먹어 커지면 바닷물은 얕아졌지. 달이 점점 작아져서 사라지면 바닷가에서 조개껍데기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게 달의 뼈야. 그 조개껍데기에 귀를 기울이면 아직도 수다를 떠는 달님 목소리가 들려.”

그렇게 맨날맨날, 할아머니가 기억해낸 달이 하늘로 올라가고, 할아머니는 오늘도 무사히 잠이 든다.

캐릭터

할아머니 | 여자, 남자, 다양한 나잇대의 배우가 동시에 연기하는 ‘할아머니’라는 인물은 어떤 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 사람을 ‘인류’라는 한 사람이라고 상상해보았습니다. 한 사람의 몸에 있는 어릴적부터 늙을 때까지의 시간이자, 그가 만나거나 그 사람 안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모습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