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에게는 눈에 보여지는 것들이 중요했고 돈이라는 것 또한 그래왔다. 이 작품 블랙코메디는 백만장자에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일 자신이 없어 이웃집에서 고가의 물건들을 훔쳐 방을 꾸며놓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이웃들 또한 백만장자의 방문 소식을 듣고 근거 없는 찬양을 하게 되는데 이는 인간에게 부자의 삶이 얼마나 무조건적인 동경의 대상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지껄이고 행동하다가 불이 켜지며 진실을 보게 될 때, 무서울정도로 돌변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이기적인 동물인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대학시절 공연했던 피터셰퍼의 블랙코메디는 단순히 밝은 조명 아래 어두운 정전 상황을 연기하는 코메디라는 기억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을 위해 영어 원본과 논문을 참고하며 분석한 블랙코메디는 대학시절의 기억과 많이 달랐다. 그리고 기존에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현재 번역본 또한 영어 원대본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쉽지 않았지만 원본에 가장 충실하려 노력했고, 밝음 속에서 어두운척하며 연기하는 상황으로서 웃음을 주려는 목적보다 원작이 가진 모순된 상황 속에서 모순된 인물들의 모순된 언어들을 최대한 살리는데 작업 목표를 두고자 노력했다.

줄거리

<어둠 속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믹 풍자극!> 
젊고 가난한 조각가 브린즈리와 캐롤은 6주 전에 만나 서로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오늘밤은 두 사람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날이다. 백만장자이자 미술 수집가인 뱀버거씨가 브린즈리의 작품을 보기 위해 방문하기로 했고, 캐롤 아버지 멜케트 대령도 그가 자신의 사위 될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들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린즈리와 캐롤은 이웃집에 사는 고미술상 헤롤드 가린지의 값비싼 물건들을 몰래 자신의 집에 진열해 놓기에 이른다. 백만장자와 장인 될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다. 이제 모든 준비가 완벽게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브린즈리의 아파트는 정전이 되고 만다. 이토록 중요한 순간에 정전이 되어 칠흑같은 어둠속에 갇히게 되다니 브린즈리에게 오늘밤은 정말 뒤죽박죽이다! 
어둠속에서 브린즈리의 아파트를 하나 둘씩 방문하기 시작하는 이웃집 주인과 손님들.. 점점 좁혀오는 숨 막히는 상황 속에서 가난한 예술가 브린즈리는 과연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갈 것인가. 그의 아파트 이곳저곳에서 알 수 없는 비명들이 들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