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극 <나와 할아버지>, <템플>, <뜨거운 여름> 등에서 신선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여 온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신작 연극 <그때도 오늘>이 2022년 1월 8일 서경대 공연예술센터 2관에서 막을 올린다.

연극 <그때도 오늘>은 4가지 장소와 4가지 시간 때를 가지고 총 8명의 배역이 등장하는 에피소드 형식의 공연이다. ’그때’를 지금 ‘현재’로 여기며, 각자의 눈에 비친 미래를 확신하는 인물들의 향연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작품은 1920년대 광복 전의 모습, 1950년대 제주도, 1920년대의 부산, 2020년대 최전방 등 총 4가지의 배경을 통해 관객들이 어떻게 하면 ‘그때도 오늘’인 것처럼 보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역사에는 어렵게 이루어낸 민주주의와 평등 사상과 이들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이 숨어있다. 연극 <그때도 오늘>은 독립, 또는 평화, 그리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꿈꿨던, 그저 살려고만 해도 죽어야 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실감하게 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만들어진 작품이다. 역사의 내용은 책에서 알 수 있지만, 이 공연에서는 그 역사에 있었던 보통 사람들을 슬쩍 훔쳐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때의 오늘’을 겸손하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그려보고자 한다. 또한 각 지방색에 맞는 사투리를 근간으로 해서 시대적 배경을 표현해 낼 예정이다.

작품 속에서 2020년대의 은규, 1980년대의 주호, 1940년대의 사섭, 1920년대의 윤재 역의 남자1 배역은 드라마 <여신강림>, 연극 <렁스> 등 공연뿐만 아니라 매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의식,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드는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뮤지컬 <베르테르>의 믿고 보는 배우 박은석, 연극 <뜨거운 여름>, <완벽한 타인> 등 안무가에 이어 연극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김설진이 맡았다. 또한 2020년대의 문석, 1980년대의 해동, 1940년대의 윤삼, 1920년대의 용진 역의 남자2 배역은 영화 <1987>, <남산의 부장들>, 드라마 <마우스> 등 영화 및 드라마 매체를 섭렵하고 7년만에 신작을 작업하며 연극 무대로 돌아온 이희준, <완벽한 타인>에 이어 두 번째로 연극에 도전하는 이시언, 연극 <나와 할아버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연기력과 매력을 함께 지닌 차용학이 맡아 작품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그리고 연극 <템플>, <돛닻>, <나와 할아버지> 등 참신한 시도를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던 작품을 선보여 왔던 민준호가 연출을, 대본은 이미 연극 <비클래스>, <러브 스코어> 등을 통해 인정받은 작가 오인하가 맡았다. 민준호 연출은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시대 속 배역을 더욱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배우들과 스탭진 모두 많은 사람을 관찰하고 즐기고 공부하고 있다. 그 한도가 어디까지 일지는 정할 수도 없고 최선이 어디인지도 확실하게는 모르지만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을 즐기자 했다.”며 짧은 인사를 전했다.

줄거리

#1
1920년대, 경성, 주제소.
학교 선후배인 용진과 윤재는 독립군의 심부름꾼 노릇을 하다 발각돼 잡혀왔다.
선배인 용진은 만주 독립군을,
후배인 윤재는 조선어학회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현재의 둘은 갇힌 신세다.
매질과 고문을 거쳐 나란히 옆방에 갇힌 두 사람은 서로의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2
1940년대, 제주, 중산간.
동네 친구인 윤삼과 사섭은 해안가로 내려오라는 군의 방송을 듣지 못한다.
땅주인인 윤삼은 사섭을 비롯해 자신에게 땅을 빌린 모든 이웃들에게
땅을 팔겠다며 비워주라고 말한다.
그날 밤, 술에 취한 사섭이 윤삼의 집을 찾아오고
어릴 적부터 쌓여온 갈등이 마침내 폭발하게 되는데...

#3
1980년대, 부산, 유치장.
월남전 참전용사 해동은 술에 취해 싸움을 한 죄로 유치장에 갇힌다.
곧 대학생인 주호가 시위에 참가했다 해동이 갇힌 유치장에 함께 갇히게 되고,
해동은 주호를 자신의 친구 아들로 착각해 아는 척을 한다.
주호는 처음 보는 해동의 관심과 참견이 부담스럽다.
둘은 창살너머로 들려오는 시위관련 뉴스를 보게 되는데...

#4
2020년대, 가까운 미래, 최전방.
친구인 은규와 문석은 같은 부대로 배치 받아 함께 군 생활을 한다.
군대에 잘 적응한 선임 은규와, 군 생활이 어려운 후임 문석.
함께 근무를 서며 은규에게 군 생활에 대한 조언을 듣던 문석이
갑자기 전쟁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싸우는 걸까?’
장교의 무전과 함께, 은규는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지만,
문석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을 하고
두 사람은 전쟁 그 자체와 세상 모든 곳에 일어나는 다툼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끼며 달을 바라보고 공상에 잠긴다.
마치 만화처럼, 언젠가 모두가 다툼을 멈추게 될 날을 상상하며 즐거워하던 두 사람은
이내 최전방에 총을 들고 서있는 현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무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