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본 작품 임금알은 극작가 오태영의 대표작으로써 한 나라의 권력을 부정하게 손에 넣은 왕을 시민들이 몰아낸다는 내용으로 당시 전두환 정권의 정통성을 비꼬고 조롱한 풍자극이다. 당연히 공연이 올라감과 동시에 검열당국의 살벌한 억압으로 공연 도중 막일 내리게 되었고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극작가 오태영은 절필을 선언, 강원도 어딘가로 칩거해버린다. 
그로부터 10년 후 다시 대학로로 돌아온 오태영은 그 칼날 같은 풍자로 주옥같은 희곡들을 쏟아내며 그 명성을 다시금 인구에 회자시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도중 막을 내렸던 임금알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치욕은 아직까지 가슴 한쪽에 아프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제 작가 오태영의 나이도 74세. 작가의 파란만장한 삶의 뒤안길에서 본 극단 대학로극장은 이제 작가 오태영과 불우했던 시대와의 화해를 시도하고자 한다. 생사의 갈림길이 낯설지 않은 작가에게 이제는 우리 연극계도 지난 시절의 아픔에 대한 씻김을 시도해야 한다. 1985년 당시, 검열당국의 억압으로 목숨을 잃었던 연극 임금알을 원로예술인지원사업을 통해 다시 부활시켜 불행했던 우리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한평생 시대와의 불화 속에 자신의 펜 끝을 굽히지 않은 노작가의 불행한 시대와의 화해를 시도해보고자 한다. 
 

줄거리

가난하지만 평생 글만 읽어 온 학갑 선생이 어느 날 책을 덮으며 소리친다. “왕이 되는 비결을 알았다!” 왕이 되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의 박혁거세, 고구려의 동명성왕, 가야의 김수로, 그밖에 김알지 석탈해 등이 알에서 태어나 왕이 됐다는 기록이 있다. 때문에 알만 낳으면 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다. 이 황당한 가설을 실행하기 위해 학갑 선생은 부인에게 알을 낳아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사람이 어찌 알을 낳을 수 있겠는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냥 보통의 평범한 아이가 태어난다. 이에 학갑 선생은 포기하지 않고 플라스틱 가짜 알을 만들어 그 안에 아이를 넣고 알에서 태어난 아이라고 동네방네 선전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어찌어찌 왕위에 오르게 되지만, 가짜 알에서 태어난 가짜 왕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왕위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쉽게 물러날 수 없기에 시민 항쟁으로 번져나가고, 달걀 세례 속에 막이 내린다.